남해상주석각 비밀 캐는 조세원 씨 | ||||||||||||||||||||||||||||||||||||
교사 퇴직 후 연구 골몰.. “글자 아니라 가을밤 별자리” 주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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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이를 ‘경상남도 기념물 제6호’로 지정해 놓았는데, 그럼에도 그 선각의 뜻과 유래 등에 관해선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여러 가지 설이 거론되고 있지만 하나를 꼭 집어 말하기에는 어느 하나 고증하기가 쉽지 않음이다. 이 암각을 두고 떠도는 이야기를 나열해보면, 거란족문자설, 선사시대각석설, 수렵선각설, 선사석각화설, 고대문자설, 서불기례일출설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몇 가지를 풀어 설명하면, 수렵선각설은 인도인 학자 데스판데가 주장하는 것으로, 이 그림의 주제가 ‘어느 귀인의 사냥터나 사냥 기념의 표지’라는 해석이다. 그는 이 석각이 과거 1200~1300년 전의 것이며, 글자가 아닌 그림의 선각이라고 판단했다.
앞선 두 가지 설보다 더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이 ‘서불기례일출’ 설이다. 서불기례일출(徐巿起禮日出)은 ‘서불이 일어나 뜨는 해에 예를 표하다’는 뜻으로, 여기서 말하는 서불은 진나라 진시황제의 명을 받아 불로초를 찾아 떠났던 인물이다. 그가 남해를 지나던 중 그의 흔적을 남겼다는 설명으로, 따라서 서불과차(徐巿過此)설 또는 서불도래(徐巿渡來)설로 불리기도 한다. 이 세 가지 말고도 ‘남해 상주 석각’을 둘러싼 해석은 여럿이다. 그러나 이를 증명하기가 어려워서일까? 요즘은 이에 관해 연구하는 학자가 극히 드물다.
조 씨가 ‘남해 상주 석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이다. 그의 고향은 바로 남해. 중2 때 석각에 관해 처음 듣고는 현장을 방문했더란다. 그러나 큰 감응은 없었다고. 그러고는 남해 성남초등학교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을 무렵에 두 번째로 방문하게 되는데, 당시에도 그저 “뭘까” 호기심 정도는 있었지만 자세히 알아보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사천시 남양중학교 국어교사가 되면서 우리나라 고대문자에 관심을 가졌고, ‘남해 상주 석각’이 녹도문이나 가림토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자료를 만나고서부터 좀 더 관심을 갖게 됐다. 이로써 석각을 두고 여러 가지 학설이 제기되고 있음은 알았지만 그에겐 하나 같이 마음에 쏙 와 닿지 않았다. 그렇다고 일상에 쫓겨 더 깊이 연구에 열중할 수도 없었던 그. 결국 퇴직을 하고서야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별자리에 관한 자료를 수집, 연구하기 시작했다. 조선 태조 때 만들어진 석각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비롯해 동서양의 별자리 자료를 망라했다. 문제의 석각이 별자리 일 것이란 가정 아래 연구에 들어가자 모든 것이 잘 맞아 들어갔단다. 이때가 지난해 7월. 조세원 씨는 그때의 기분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 마디로 깜짝 놀랐지. 바위에 새겨진 선각이 별자리 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맞춰보니까 모두가 맞아 떨어지는 거야. ‘드디어 수수께끼가 풀리는구나!’ 생각하니 며칠 동안 잠이 안 왔지.”
“남해상주석각은 조선조 천상열차분야지도와도 다르고 서구의 천문도와도 다르지만 천문도(또는 성좌도)에서 성수의 위치가 대부분 같다. 천체의 자오선과 선각바위 경사면 방향이 일치한다. 이 석각은 북극성을 중심축으로 하여 페르세우스자리, 양자리, 삼각형자리, 가을대사각형자리, 안드로메다자리, 물고기자리, 도마뱀자리, 백조자리, 페가수스자리, 카페우스자리, 조랑말자리, 독수리자리를 표현했다. 계절로 보면 가을에 해당하며, 24절기 중 한로(매년 10월 8~9일) 무렵에 석각과 매우 일치하는 별자리를 볼 수 있다. 밤11시에서 새벽1시 사이가 관찰하기에 가장 좋다.” 반면 이 석각을 두고 문자로 해석하려는 경향에 대해서는 “문자가 되려면 크기나 배열에 있어 규칙성이 있어야 하는데 이와 거리가 멀다. 그래서 서불과 연결 짓는 것은 전혀 맞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조세원 씨는 그가 정리한 내용을 경남도와 문화재청 등 관련 기관이나 관련 학계에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의 연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적은 편이다. 기관에서는 그의 연구결과를 일종의 민원으로 보고 남해군에 이첩한 상태다.
21세기에 들어선 이래로 관광산업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렇다보니 지역의 소소한 일도 과거 역사적 인물 또는 사건과 연결 짓고 싶어 한다. 그래야 이야기가 있고 주제가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억지’와 ‘억측’을 동원해선 안 되겠다. 그런 점에서 조세원 씨는 제주와 거제, 남해 등에서 ‘서불’과의 인연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건 아닌지 물음표를 던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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