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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자문명은 중국에서 온 게 아니다! - 다호리의 붓 출토

monocrop 2010. 4. 16. 00:52

문자문명은 중국에서 온 것이 아니다!

 

 - 다호리의 붓 출토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된 붓으로는 1988년 경남 의창군 다호리 고분에서 기원전 1 세기경의 삼국시대 생활용품 70여점과 같이 길이 23cm 정도의 칠기 손잡이로 된 붓 다섯 자루가 출토된 게 최초다.

 

 

창원 '다호리'는, 붓 다섯 자루가 발견되었다는 유물학적 의미보다 우리나라 '문자의 발원지'이자 우리 문명의 역사적 기원으로서 성소(聖所)라고까지 불러질 정도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호리'의 붓이, 철기시대에 한자를 사용했다는 증거 외에 또 다른 관심을 보이는 것은 모양이 특별함에 있다. 붓의 목칠 방법이나 필관을 다듬어서 만든 방법, 그리고 붓촉을 실로 묶어서 필관 끝에 구멍을 뚫어 만든 점, 또한 붓촉이 붓자루 양쪽 끝에 모두 있다는 것이 특이하고 독창적이어서 척 보면 우리 겨레의 솜씨라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번 생각해보자.

지금 이 순간에도 문자를 통해 서로와 소통하고 새로운 지식과 문명을 접할 수밖에 없는 우리. 

이 위대한 문명이 이룩해 낸 고마움 앞에 누가 감히 문자문명의 쇠퇴를 예고했던가. 

과거 파피루스는 종이의 탄생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 예견하였지만 1500년 이상 공존한 사실을 견주어 볼 때 오늘날 문자문명 또한 향후 몇 십 년을, 아니 몇 세기를 더 디지털 문화와 공존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블로그는 물론 트위터도 휩쓸고 있는 요즘 세상에도 그 근간에는 문자가 있는 것이다.

 일부 디지털 예찬론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는 문자의 쇠락 예고는 문제 제기 자체가 그들만의 바램 일 뿐 기우였음을 지난 파피루스에서 교훈을 삼아도 무방할 것이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힘으로 만든 붓은 많은 함의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의 문자가 중국의 문자 역사와 그 궤적을 같이하는 문화가 있었음을 웅변함은 물론, 이 붓에서 시작한 우리의 문자문명이 팔만대장경에 이르렀다가 다시 한글 창제의 흐름으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도도한 장강을 이루고 있다는 것. 

더불어 현재와 미래 또한 그 다채로운 변용을 꿈꾸며 날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우리 문자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돌, 넝마에서 가죽, 종이, 컴퓨터 화면으로 보여지는 매체만이 다를 뿐 많은 정보를 함축하고 있는 기호인 문자가 있는 한 문명은 특히 한글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 단언한다. 

 

  그 어느 누구도 문명이라는 거대한 흐름에 감히 쇠퇴나 발전을 예견할 순 없다. 하지만 오늘 보다 나은 모습이 미래라 하면 문자 또한 지금보다 더 진보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는 점에는 무엇보다 확신해 본다.

 

 

 

 

 

 

 

 

 

 

 

  

 

 

 


  2009년 9월. 창원문자예술의 진수와 방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우리 지역   '다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붓'을 중심으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 사경과 문자를 현대예술로 재해석 해 내는 작품과 사료들을 모아 우리 문자문명의 깊은 내면에 흐르는 정신을 찾고자 준비한 '2009 문자문명전'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이번 '2009 문자문명전'은, '다호리'의 정신과 의미에 근간을 두며 시작되었고 구전으로 내려오는 역사보다 문자문명이 가지는 본질적 역사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 주고 있다.

  

  때문에 숱하게 열리는 여느 서예전과는 엄격한 차별을 두고 진행되는 이 전시는, 최근에 일고 있는 한글문자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붐에 그 궤를 같이하면서 '다호리'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증폭시켜 줄 것이다. 


  또 문자와 문명의 관계를 현대적인 시각과 감각으로 재해석 해내며, 재료 등과 같은 전방위적 수단을 동원하면서도 관객과의 거리를 훨씬 더 좁혀 결국 문자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 즉, 소통을 보여주고자 한다.

  예컨대 설치미술의 세계적인 인물 최정화와 사경(寫經)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김경호, 한글의 초서화에 힘써온 최민열, 감성의 그래픽화를 추구해온 허회태, 한글 자음과 모음의 다양한 집합을 보여줄 한태상, 문자의 원초성을 제시할 김양동에다 의미의 시각화를 시도하는 김종원 등의 국내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게 됐다.

 

 

 

 김경호작가의 '천부경'


  전시는 총 5개의 테마로 나누어져 진행되는데, 제1전시실의 '한국현대문자 예술의 향방전'에서는 진화하는 문자를 예술가들이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제2전시실의 '한국현대사경전'에서는 경전을 쓰는 작업의 사경이 얼마나 화려하고 장엄한 예술성의 극치를 확인시켜 주며, 제3전시실 '창원문자사료전'에는 연안 김씨 문중의 노비문서와 송사 자료 등 지역 전통 양반가가 가문을 어떻게 지탱시켜왔는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등 모처럼 예술적 감각이 듬뿍 담긴 문자로 만나는 담론적 서예의 시간이 될 것이다.

 


김종원作 '무학' 

 

 이밖에 '지역 중견작가 20인전'과 서양미술을 통해 동양적 조형성을 해석할 '현대조형문자전'이 마련되어 있는데, 오는 20일까지의 일정으로 창원성산아트홀 전시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양동의 작품 

 

 

 한태상의 작품

 

 /허성권기자

출처 : 경남일보 파워블로그
글쓴이 : GNNEWS21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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