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History/02 왜곡된 역사·향후전략

[스크랩]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삼국지에 열광을 할까?

monocrop 2007. 2. 3. 03:12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삼국지에 열광을 할까?


삼국지를 열 번 이상 읽은 사람은 교양이 있는 사람이고,

삼국지를 한 번도 안 읽은 사람은 교양이 없는 사람이다.
=> 우리나라 삼국지 출판 광고 때 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용어이다.

그런데 삼국지를 읽은 사름은 교양인이고, 안 읽은 사람은 비교양인이다는 논리는 흑백논리 아닐까? 삼국지 안 읽은 사람 중에  교양이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인에게 있어, 삼국지는 교양 필독서 1위다.

왜 우리 한국인은 나관중의 삼국지에 그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이 글을 쓰는 필자 역시, 삼국지 매니아였다. 하지만 우리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삼국지 못지 않게 스펙타클한 역사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바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이다.

삼국지에 등장하는 위, 오, 촉 세 국가의 역사는 극히 짧다

위(AD.220~265): 45년
촉(AD.221~263): 42년
오(AD.222~280): 58년

많은 영웅 호걸들이 이 시대에 등장했기 때문일까?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고구려는 705년(900년이라는 설도 있음), 백제는 678년, 신라는 992년, 고려는 475년, 조선은 518년 등 무려 장구하게 이어져왔다. 오히려 위, 오, 촉에 비하면 내실면에서 우리의 국가들이 튼실하다고 본다. 그리고 이들 나라가 이토록 오랫동안 유지된 것에는 강력한 군사력, 체계화된 제도, 군신관민의 일치된 마음이 있기에 가능하다.

중국 후한 때 외척과 환관의 폭정으로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고 이 농민난 때문에 후한은 위, 오, 촉 세 나라로 분열되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 고구려에서는 9대 고국천왕이 을파소라는 뛰어난 인물을 기용하여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펼쳤다. 그래서 많은 후한 사람들이 고구려로 넘어왔다.

이는 당시 고구려가 백성을 위한 정책을 펼쳤다는 것을 뜻한다. 백성을 폭압하는 후한보다는 백성들을 위하는 고구려야 말로 당시 후한 백성들이 꿈꾼 나라가 아니었을까?

삼국지 매니아들은 항상 이런 말을 한다.

중국의 삼국은 백만대군은 기본이고, 몇 십만 대군끼리 전쟁을 하는데 우리나라는 고작 수천의 대군을 가지고 전쟁을 한다고, 그러니 중국에 게임이 안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편견이다.

나관중의 삼국지는 과장이 심한 소설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에는 기본 병력이 몇 십만이다.

하지만 중국의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를 보면 나관중의 삼국지에 등장하는 병력이 얼마나 미화되었는지 알 수 있다.

위: 66만호(인구 440만), 병력 20만~50만
오: 52만호(인구 230만), 병력 15만~20만
촉: 28만호(인구 94만), 병력 8만~12만

이를 통해 나관중 삼국지에서 조조가 적벽대전 때 백만 대군을 동원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중원의 패권 다툼이라 할 수 있는 관도대전 때 조조가 동원한 대군이 10만 안팎인 것을 보면 나관중 삼국지의 병력수는 심하게 과장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삼국지를 읽으면서 최고의 지략가는 제갈량, 뛰어난 장수는 관우 운장, 조운 자룡 이라고 한다. 그리고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서는 태어난 연도까지 줄줄이 외우면서, 정작 우리의 위인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도 못한다.

오히려 이들 삼국지에 등장하는 영웅보다 우리 역사 속의 위인들이 더 훌륭하다.

백성 구제책인 진대법을 마련한 을파소, 좌원에서 한나라 대군을 격파한 명림답부, 살수에서 수의 40만 대군을 물리친 을지문덕, 당 태종의 침입을 막고 당을 공격한 연개소문, 말로 거란을 물리치고 강동 6주를 차지한 서희, 거북선과 판옥선으로 왜군을 크게 무찔러 조선을 구한 성웅 이순신 등 우리 역사 속의 위인들이야 말로 삼국지의 영웅보다 더 영웅적이고 훌륭한 지략가이다.

심지어 무당들도 관우를 모시면서, 정작 지나족과의 전쟁에서 크게 승리한 치우를 모시는 건 보지 못했다. 우리나라에는 관우를 모신 사당이 있으면서, 정작 우리의 조상인 치우를 모신 사당은 없다.

우리는 삼국지의 명장면을 삼고초려라고 꼽고있다. 삼고초려를 언급하면서 유비의 덕망을 칭송한다. 하지만 삼고초려가 고구려에 있었다면 믿겠는가? 고구려 9대 황제인 고국천왕 때 고국천왕은 좌물촌에 농사짓고 사는 을파소가 뛰어난 인물이라는 걸 알고 그를 찾아가 각고의 노력 끝에 국상으로 삼았다. 개인적으로 유비와 제갈량의 만남보다는 고국천왕과 을파소의 만남이 아름답다고 여긴다.

tv에서 모교수가 말하길 중국교수가 한국에 와보고 놀라면서 자기에게 말하길, 한국인들이 삼국지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지 놀랐다고 한다. 자기들은 중국사에서  단명한 나라들이라 이름만 알고 지나치는 정도였는데, 한국에 오니까 삼국지의 인물들은 물론, 제갈량이 무슨 병법을 펼치고, 삼국의 지명들이 어떻고 훤히 다 꿰더란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

왜 우리는 나관중의 삼국지에 열광하는가?

나관중의 삼국지는 중화민족 최고, 이민족은 열등하다는 중화사상이 깔려 있는 책이다. 삼국지를 보면 이민족은 전부 야만족이다. 더군다나 삼국지의 최고 맹장인 여포 역시 출신이 북방 몽골 지역이라 그런지 그에 대해 부정적인 묘사이다. 게다가 삼국지를 보면 유비 빼고 전부다 도둑놈처럼 그린다.  더군다나 모사, 암투 등 정정 당당하지 못한 방법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우리가 삼국지에서 얻을 교훈이 있을까?

더군더나 나관중의 삼국지는 한족중심의 소설이다. 나관중의 삼국지에는 청류의식, 중화주의가 깔려있다. 나관중은 삼국지를 지을 때 유비를 성인군자로 그리고 조조, 여포는 악인으로 그렸다. 왜냐하면 이는 당시 시대 상황과 맞닿아 있다. 당시 중원은 원나라로 중국 한족들은 몽고족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런만큼 나관중을 비롯한 한족 지식인들의 머리 속엔 몽고족의 지배를 받는 한족의 현실을 개탄하고 한족이 위대하다는 중화사상이 깔려 있을 것이다.

우리는 삼국지를 읽을 때 바로 이 점을 유의해서 읽어야 한다. 삼국지에서는 유비가 단지 한 황실의 후예라는 점 때문에 성인군자로 그려진다. 하지만 유비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그는 무능한 가장이었으며,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바쳤던 양아들을 자신의 손으로 죽인 비정한 인간이었다.

이에 비해 조조는 어떤가? 그는 탁월한 정치가였을 뿐 아니라 둔전제를 시행하여 유랑하는 유민들을 안정시킨 뛰어난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단지 환관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난세의 간웅으로 그리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뛰어난 무장 여포가 몽골 출신의 오랑캐라는 이유로 그를 자신을 보살펴준 2분의 양아버지를 죽인 희대의 악한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여포는 악한이 아니다. 그는 유비를 친동생 이상으로 생각해주었으며 우직하지만 신의가 있는 인물이었다.(이 점은 삼국지 해제라는 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삼국지를 재미로 읽고 있는데, 재미로 읽는 건 좋지만 삼국지에 깔려있는 그들 특유의 중화사상은 경계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삼국지 매니아 중 일부는 고구려가 위나라에게 깨졌으니 고구려는 위나라보다 약하다고 하는데 그건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다. 물론 고구려가 위나라의 방진법에 크게 깨진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볼 땐 고구려가 승리했다. 그리고 고구려는 그 이전 후한을 상대로 여러 차례 승리하고 후한의 영토를 잠식한 강대국이었다. 삼국지의 위, 오, 촉은 높이면서 정작 중국이 두려워한 고구려는 왜 낮추는가?

우리는 삼국지의 영웅보다 더 뛰어난 영웅들이 있는데도 왜 이들에 대해서는 알지 못할까?

한나라가 쳐들어왔을 때 좌원에서 청야수성작전을 펼쳐 한나라 군인 한 사람도 살려보내지 않은 좌원대첩의 영웅 명림답부야 말로 제갈량을 능가하는 지략가가 아닌가?

고구려를 침략한 당나라를 원정하여 당나라 사람들의 간담을 벌벌 떨게 하고 훗날 경극 속의 주인공이 된 연개소문이야 말로 관우, 여포를 능가하는 장수가 아닌가?

연개소문이 얼마나 무서우면 중국인들은 우는 아이 달랠 때 "연개소문 온다"고 할까?

왜 우리는 중국 삼국지 영웅보다 우리나라 위인들 한 명을 알려고 하지 않은가?

참으로 답답하다.

삼국지를 백 번 읽는 것보다 우리민족 위인들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삼국지에서 경영 철학, 교훈, 정치 철학을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삼국지는 중국인의 습성에 맞게 서술되어진 책일 뿐, 우리에게 대입할 수 없다. 권모술수로 점철된 삼국지보다는 단신으로 거대제국 고구려를 세운 고주몽으로부터 경영 철학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차라리 삼국지 읽을 시간에 우리 역사를 공부하고, 우리 선조들의 위인전을 읽는게 낫다고 본다

출처 : 되찾아야 할 우리역사
글쓴이 : 스마일땡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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