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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내 한류 드라마 붐 20110521

monocrop 2011. 5. 21. 17:34

 

“한드 팬이 비주류층이라뇨, 백인 사무직 많아요”

중앙일보 | 양성희 | 입력 2011.05.21 00:20 | 수정 2011.05.21 11:57 /출처 및 원문보기

 

프랑스내 한류의 진화를 '망가(일본만화)붐'→한드→K팝으로 설명한 홍석경 교수. "다음 달 파리에서 열리는 SM콘서트가 K팝의 공식적인 프랑스 첫 진출이라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한류 열기가 유럽에서도 뜨겁다. 미증유(未曾有)의 일이다. 프랑스 보르도대 언론정보학과 홍석경 교수는 최근 열린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에서 '서유럽의 동아시아 대중문화 향유 이해하기'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치밀한 현지 조사로 한류의 소비양상을 분석했다. < 중앙일보 13일자 27면 > . 프랑스 K팝 팬들이 SM엔터테인먼트 파리 콘서트 횟수를 늘려달라고 시위까지 하는 상황에서 나온 논문이었다. 홍 교수를 만나 유럽 내 한류의 오늘과 내일을 들었다.

 -프랑스 내 한류를 연구하게 된 계기는.

 "보르도대에 '한국'이라는 동아리가 있다. 프랑스 대 한국 학생 비율이 8대 2다. 3년 전 이 동아리 학생들이 한국 뮤직비디오 따라 춤추고 한국 드라마(한드)를 즐겨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을 인터뷰했고, '도라마 월드(Dorama world)'라는 팬포럼에도 가입했다." (※오랜 프랑스 생활로 '한드'를 잘 몰랐다는 홍 교수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한드 팬이 됐다. 요즘 가장 즐겨보는 드라마는 MBC '최고의 사랑'. 거의 실시간 시청이다. 현지 한드팬들 사이에서도 최고 인기작이다.)

 -한드의 팬층과 강점은 무엇인가.

 "흔히 생각하듯 아시안이나 제3세계인 등 비주류층이 아니다. 대학생·사무직 등 25~40대 여성이 주로 본다. 이들은 누구든 한드를 보기만 시작하면 중독될 것이라고들 얘기한다. 주변에 한드를 '전염시켰다'는 글도 종종 올라온다. 시청자를 웃기고 울리며 감정을 다루는 데는 한드만한 게 없다. 미드는 완성도가 높지만 매회 완결된 구조인데, 한드는 연속 드라마라 한번 보기 시작하면 계속 볼 수밖에 없다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로맨틱 코미디가 인기 높다. 프랑스 TV는 물론이고 서구사회 자체에서 로맨티시즘이 사라진 공백을 파고든 것이다. 모녀가 함께 보는 경우도 많은데 프랑스TV에서는 리얼리티쇼를 제외하고 TV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보는 프로가 없어진 지 오래다. 한드가 내셔널 오디언스용 프로가 되는 것이다."

 -한드의 인기를 '망가'(일본만화)붐에서 찾았는데.

 "망가팬이 한드팬으로 진화한 것이 보통이다. '도라마 월드'를 처음 만든 이들도 망가팬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었다. 한드에서도 만화적 코드가 강한 로맨틱 코미디가 강세인 것을 봐도 그렇다. 2차 한드팬들은 K팝에서 드라마로 온 이들이다."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국문화축제의 한 장면. 프랑스 한류팬들이 자체적으로 팀을 결성해 K팝을 공연하는 모습에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구 여성들에게 아시아 남성 배우들이 성적 매력이 없어 한계라는 지적도 있었다.

 "천만에다. 지금 프랑스 한류팬들에게 한국 남성스타들은 최고의 섹시 스타다. 사무실을 한국 남성스타 사진으로 도배한 여성팬들도 많다. 프랑스인은 한국 연예인이 어린 시절 기획사에 발탁돼 특별 훈련을 받고, 드라마나 공연 외에 각종 오락 프로까지 섭렵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유능함·성실성·친근함·직업의식 등등, 독보적인 연예인 유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K팝 열풍이 뜨겁다.

 "한드가 200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터를 닦아왔고 이제 K팝으로 터졌다고 보면 된다. 프랑스 여성잡지 '글래머' 5월호가 K팝을 특집기사로 다루면서 푸시캣돌스· 에미넴·리한나 등과 유사하지만 독창적인 상큼함을 더했고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프랑스 음악에는 일단 청소년이 즐길 만한 대상이 없었다. 최근 엠포코라라는 프랑스 남성 가수가 큰 인기인데 춤 스타일, 뮤직비디오가 놀랄 만큼 K팝을 닮았다."

 -한류가 더욱 커지려면.

 "팬들은, 우리를 단순한 돈벌이 대상으로 보지 말라, 팬으로 존중해달라고 말한다. 장삿속만 앞세우면 금방 실망한다. 일본가수들이 깜짝 프로모션 등으로 팬들과 격의 없이 만나 호평 받곤 했다.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동시에 프랑스 미디어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글=양성희 기자 < shyangjoongang.co.kr >

사진=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