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 etc .../건축문화·주거문화

다양해지는 아파트 평면 20101110

monocrop 2010. 11. 12. 03:50

 

다양해지는 아파트 평면

 

‘붕어빵 아파트’ 사라진다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0.11.10 04:03

출처 및 원문보기

 

우리나라 아파트 평면은 대체로 성냥갑을 연상시키는 네모 반듯한 모양이다. 하지만 요즘은 소비자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평면구조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아파트에 이색 평면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후반이다. 디자인정책을 펼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경관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주상복합단지들이 처음으로 모험을 감행했다. 아파트 건물 형태가 성냥갑 모양의 판상형에서 T자, Y자 등 새로운 형태로 바뀌면서 내부 공간구조도 다양해졌다.

↑ LH가 개발한 한옥형 아파트 모습.

두산건설이 경기 고양시 탄현동에 분양한 일산위브더제니스에는 V자형 평면 아파트가 있다. 전용면적 94㎡는 전면부의 중간 허리가 꺾여 양끝 방이 마주 보게 설계됐다. 또한 유리벽체를 도입해 개방감을 느낄 수 있고 거실을 2면 또는 3면 개방형으로 설계해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경기도 용인시의 동천래미안이스트팰리스에도 V자형 평면을 넣었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센트레빌아스테리움서울에는 잎사귀 모양의 평면구조 가구를 배치했다. 나뭇잎이 건물을 감싸며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모습으로 외관을 꾸몄고 내부 평면도 비슷한 잎사귀 모양이다. 현대산업개발이 2008년 1월 분양한 부산 '해운대아이파크'에서는 삼각형과 배의 옆 모습을 연상케 하는 평면을 볼 수 있다. 현대엠코의 상봉동 프리미어스엠코의 101㎡ 아파트는 바깥과 접하는 면이 곡선이다.

평면구조를 바꿔 새로운 공간을 만든 단지들도 꽤 많다. SK건설 수원SK스카이뷰에는 '플러스알파존'이 있다. 보통 외부 발코니 확장이나 가변형 벽체로 단순히 공간을 넓게 활용하는 것과 달리 이번 신평면은 세대 내부의 서비스 면적과 외부 발코니를 모두 활용해 플러스알파 공간을 제공했다.

벽산건설이 경기도 수원시에 분양한 '서수원블루밍레이크' 아파트는 입주자 취향에 맞게 아파트 공간을 변경할 수 있는 '셀프 디자인 프로젝트'를 적용했다. 공간과 색상, 높이 등을 입주자가 선택할 수 있고 '플랫 슬라브' 구조를 적용해 규모에 따라 주방과 욕실 벽을 제외한 모든 벽체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포스코건설의 대구 '이시아폴리스더샵' 아파트는 거실과 방의 크기, 방 개수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가변형 평면을 선보였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101㎡와 122㎡에 자녀 침실을 두 개의 방으로 쓸 수 있고 하나의 큰 방으로도 사용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우미건설의 '별내우미린' 아파트는 입주자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벽체를 구성할 수 있는 무량판구조를 적용하기도 했다. 무량판은 기둥만으로 건물 하중을 견디도록 설계해 벽체를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다.

현대적인 아파트에 한옥형 평면 도입하기도

아예 분위기를 바꿔 옛날 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전통 한옥'형 평면도 등장했다. 한옥형 평면은 나뭇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마룻바닥과 한지 창호 등 한옥에서나 볼 수 있는 인테리어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대림산업은 대형평형단지에 한옥 스타일의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를 시도했다. 서울 용산구 신계동 'e편한세상' 일부 주택형에는 현관 입구에 전통 문양을 딴 나무문을 설치했다. 벽면에는 한옥의 외벽 모양을 본뜬 한지 느낌의 벽지를 바르고, 벽 중간마다 나무 기둥이 지나는 모습을 구현했다.

중구 신당동 e편한세상에도 한국 전통의 미학인 비움과 채움, 선과 면의 요소를 현대적인 세련미와 조화시킨 평면을 도입한다. 현관에는 전통 문 모양을 본떠 만든 중문(中門)을 설치하고, 거실에는 한식 마루와 조각보 모양을 형상화한 우물천정을 설계했다. 여기에 한국의 이미지가 고스란히 깃든 흙, 한지 등의 마감재로 한국의 미를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한옥형 아파트'를 선보였다. 집 안에 안마당(거실)을 구현해 한옥의 대표적인 주택 배치구조인 'ㄱ'자, 'ㄷ'자형 내부구조를 만들었다. 창호와 마루, 벽지 등 내부 인테리어를 비롯해 외부구조 역시 한옥식으로 설계했다. 지붕은 기와를 쌓았고, 아파트 저층에는 돌 기단과 화방벽으로 한옥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아울러 단지 일대를 전통 담장과 정자로 꾸몄다.

LH 측은 시흥 목감지구와 전주에서 '한옥형 아파트' 시범사업을 시작해 전국 아파트에 다양한 형태의 한옥형 평면을 도입할 계획이다.

주부 공간 '맘스룸' 넣은 아파트 인기

아파트를 고르는 주 수요층이 주부라는 점을 감안해 주부만의 공간을 만든 아파트도 있다. 한양은 경기 광교신도시에 짓는 '광교한양수자인'에 발코니를 이용한 '맘스룸' 즉 엄마의 방을 만들었다. 84㎡(25평)형에 약 30㎡ 규모의 발코니를 엄마 공간으로 꾸민 것. 탁자와 의자 2~3개를 두고 주부들이 집안일을 하다가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주부가 주로 활동하는 공간인 주방에 미니 오피스를 마련한 아파트도 등장했다. 동부건설과 대우건설은 주방 한쪽에 작은 책꽂이를 넣고 노트북 등을 놓고 일할 수 있게 만든 '맘스오피스'를 선보였다.

단순히 면적뿐 아니라 수납공간까지 세심하게 늘린 단지도 있다. 코오롱건설은 주부들의 불만 1순위인 수납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새 수납비법인 '칸칸(KANKAN)'을 개발했다. 칸칸은 일본에서 '수납의 여왕'으로 유명한 곤도 노리코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총 11가지, 59개 아이템으로 구성돼 있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 리빙룸(Hybrid Living Room)'은 거실 벽을 움직이면 일부 공간이 방으로 변신해, 공부하는 아이를 방해하지 않고 영화나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침대와 책상, 책장과 옷장 등 가구를 퍼즐 형태로 조합해 필요와 취향에 따라 변형이 가능하다.

이렇게 다양한 평면구조 아파트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건설사 입장에서 무조건 돈이 되는 건 아니다. 가구 등이 대부분 사각이라 반듯한 네모구조가 아니면 공간 활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건축비도 많이 들어 자연스레 분양가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주부들이 처음에는 새로운 평면을 선호하다 결국 가구 배치, 공간 활용 등이 불편해 직사각형 평면구조로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며 "펜트하우스 등 대형평형을 제외하면 아직까지는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 눈길 끄는 알짜 분양단지
LIG이수역리가, 사통팔달 교통 눈길


LIG건설이 서울 동작구 사당동 171번지 일대(삼일초 옆)에 'LIG이수역리가'를 분양한다. LIG건설에 따르면 이수역리가는 지상 12~17층의 총 8개동 규모에 452가구로 구성됐다. 특히 단일면적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전용면적 84㎡로만 설계됐다. 일반분양은 214가구로 분양가는 3.3㎡당 1900만원 초반대다.

교통편도 좋다. 지하철 4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남성역이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또 동작대로, 올림픽대로, 남부순환로를 통한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고 경부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 등을 통한 서울 외곽지역으로의 진출입이 쉽다. 이 밖에 2014년 강남순환도로가 개통 예정이고 관악로-동작대로 간 개설공사, 사당로 확장공사 등이 계획돼 있다. 교육시설로는 단지 바로 옆 삼일초를 비롯해 6개 초등학교와 경문고·동작고 등 3개 중고교가 가깝다.

LIG건설은 지난해 자체 개발한 '세계 7대 도시테마 신평면' 가운데 부부공간과 개인공간을 분리한 '바르셀로나 평면'을 이 단지에 적용했다,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넣어 쾌적성을 높인 것도 매력이다. LIG 이수역리가는 11월 초 논현역(강남대로 변) 인근에 견본주택을 연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