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lysis/person

[스크랩]인권전문가 꿈꾸는 '아프카니스탄 유학생'

monocrop 2009. 7. 15. 14:46

이화여대 유학 라솔리 “여성 인권 전문가 꿈꿔”

글·사진=김진희 기자 [jinykim@joongang.co.kr]

기사 입력시간 : 2009-07-15 오전 1:12:56 / http://news.joins.com/article/aid/2009/07/15/3420811.html?cloc=nnc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 3층에 있는 서울글로벌센터. 서울에 사는 외국인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이 곳에 이달 6일부터 자하라 라솔리(26·사진)라는 이름의 인턴이 근무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출신인 그는 서울시 ‘여름방학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에 뽑혀 이곳에서 근무하게 됐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이다.

주업무는 올해 6월 시작된 ‘서울국제유학생포럼’에 참가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연락 창구 역할이다. 서울국제유학생포럼은 서울시 정책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모임으로 학생들은 사회봉사활동, 서울시 기관 방문, 서울 생활 에세이 콘테스트 등에 참가한다. 라솔리는 ‘페이스북’에 개설된 커뮤니티를 통해 100여 명의 학생에게 모임을 공지하고 기관 방문 날짜를 잡아주는 등 연락 담당을 맡고 있다.

중앙 정부와 탈레반 반군 사이에 내전이 한창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어떻게 한국에 오게 됐을까. 그는 상당히 유창한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가 정부 기관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데 교육열이 굉장히 높아요. 5남매 중 유일한 딸인 저에게 ‘오빠나 동생들보다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늘 격려해주셨지요. 그러던 중 장학생 모집 공고를 봤고 시험에 합격해 이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했습니다.”

라솔리가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것은 2006년. “유학이 결정됐을 때 한편으로 두려웠어요. 중국·일본과 함께 아시아에 위치한 나라라는 것 외에는 한국에 대해 잘 몰랐거든요. 4년 동안 살아보니 사람들도 친절하고 참 좋은 나라인 것 같아요.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죠. 한식은 불고기와 비빔밥을 좋아합니다.”

이웃나라인 이란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라솔리는 학창 시절 영어를 열심히 배워 모국어 수준으로 구사한다. 한국말은 한국에 와서 배웠다. “언어교육원에서 1년 정도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배웠어요. 존댓말과 반말이 까다로워 솔직히 한국말은 아직도 어렵습니다.”

그는 온몸을 뒤덮는 이슬람 전통의상인 부르카는커녕 평소에는 머리를 가리는 히잡도 쓰지 않았다. 청바지에 남방을 입고 세련된 쇼커트 머리를 하고 있다. “아프간 여성이라고 해서 모두 다 부르카를 입지는 않아요. 지역과 집안 풍습에 따라 다르죠. 이란에서 학교 다닐 때는 히잡을 쓰고다녔는데 사실 좀 답답했어요.”

라솔리의 장래 꿈은 여성 운동가다. 고교 졸업 뒤 아프간 여성부에서 1년간 일한 적도 있다. “아프간도 여성도 원하는 이들은 공부를 하거나 일할 수 있는 곳으로 변해야 합니다. 고향에 돌아가면 여성 인권을 위해 일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