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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보 - 바보의 매력과 '이 시대의 마지막 연어'

monocrop 2009. 6. 11. 19:09

 

바보들이 주목받는 시대...

이 시대는 정말 바보들이 주목을 받는 시대가 되버린 것일까요...

유명을 달리한 특별한 한 정치인 때문에 일까요?
드라마에서 요즘 유행처럼 다뤄지는 소재여서 일까요?
너무 메말라 버린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의 향수를 대표하는 하나의 상징이어서 일까요?

아니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의 큰 변위의 열망을 표출해 줄 그릇이기 때문일까요?


바보의 매력

바보의 매력은...'스펙이 떨어지는 약자'라는 겉 모습에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변치 않는 믿음이라고 하는 기대를 갖게 하고,
옛 향수를 일게 하는 가치관의 보관소이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더 큰 것 같습니다.

잇속에 따르는 배신이나 변절이 없고 늘 한결같음에 대한 현대인들의 갈망이
곧 '바보'에 대한 향수이자 매력의 근원으로 보입니다.

자신을 낮추고 무슨 일이든 먼저 참고 생각하는...등등의 옛 가치들이
자기PR을 못하면 제 밥그릇도 못찾아먹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잊혀져 갔고...

그런 세월들이 누적되어
이제 믿을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지나
자기 자신 스스로를 못믿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 오늘날의 상황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이런 배경을 감안해보면
'약싹 빠른'이 점유하고 있던 상당 부분이 '미련함'이 점유해갈 가능성은 의외로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 또한 '바보의 매력'이 아닐까요...


바보의 가치

그 기저에는 바로 '믿음'이라는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현대에서도 기업이나 사업을 하는데에 있어 믿음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한데, 그것이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됩니다.

믿음과 신뢰라는 것은 그 모든 상위 가치들의 토대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 '믿음'이라는 것이 없다면...

그 어느 누구도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바보, 믿음, 무욕,...그리고 행복이라는 것은
현대인들의 작은 '욕심'에 의해 더욱 하나로 묶여져 가고 있는 것이 ...
오늘날 우리들의 시대인 듯 합니다.



드라마 '그 바보'는 이 시대 '마지막 연어'

6month가 '그 바보'가 되는 것은 어쩌면 이 시대의 필연적인 한줄기 '역류'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새로운 산란'을 위해 끝없이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시대에 남은
'마지막 연어'인지도 모르겠군요.

우리는 어쩌면
이 '마지막 연어'를 드라마 '그 바보'를 통해 만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P.S)............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이라는 에코의 책,
'시작하는 방법과 끝내는 방법'이라는 꼭지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누구인가에 들려 있을 으뜸 패를 모른 채 중간에 구경하기 시작해서 
      누가 그 게임을 이기고 누가 게임을 지게 되는 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그 게임의 현장을 떠나게 되는 것이...
     
      바로 현실이다...

      예술을 이런 현실세계의 구조처럼 경험하는 특권을 누리는 자들은
      가슴 속에 늘 새로운 느낌들 을 갖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 바보' 시청자들이 끝부분에 대한 정보를 계속 나누면 나눌 수록...
이 드라마의 '바보'가 주는 풋풋한 감동은 줄어들게 될 것 같습니다.

이것은...

번외편이 있던 없던 제작진에서는 시청자들이 '바보의 매력'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하기 위해
'내용'이 아닌 향후 제작 관련 일정을 답해줘야할 ....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