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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불가능은 없다”…건설한국 고난도 기술 세계가 주목

monocrop 2009. 5. 19. 05:55

“불가능은 없다”…건설한국 고난도 기술 세계가 주목

헤럴드경제 | 입력 2009.05.18 14:29 | 수정 2009.05.18 15:05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전라




한국의 고난이도 건설기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 건설업체들이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난공사를 속속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첨단기술에 더해 한국인 특유의 집중력과 끈기가 발휘되면서 지하터널 등 각종 난공사에서 수만톤 짜리 구조물을 불과 오차 1~2cm 범위 안에서 시공, 탄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우건설이 5만톤짜리 구조물을 수심50m 바닷 속에 정확히 안착시키면서 건설중인 부산 가덕도 앞바다 '침매터널'을 비롯해, 쌍용건설이 불과 15cm의 간격을 극복하고 수행한 지하철 913공구, 삼성건설이 두바이 지상 600m의 아찔한 상공에서 140톤 짜리 구조물을 조립한 것 등이 그 예이다.






▶오차 2cm 이내로 바닷속 터널 연결


=지난 14일 새벽 2시, 부산 가덕도에서 대죽도 방향 해상 2km 지점. 대우건설은 2시간 동안의 작업 끝에 11번째 5만톤짜리 구조물(침매터널)을 바닷속으로 떨어뜨렸다. 수심 50m 아래에서 이를 오차 2cm 범위 내에 안착시켜야 한다. 대우건설 양보현 현장소장(상무)은 "함체의 위치를 바다 밑바닥에 정확하게 놓는 것이 바로 기술력"이라며 "거의 눈감고 총을 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침매터널은 바다 밑바닥에 터널 구조물을 넣어 차량이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최신 공법으로, 우리나라에선 처음 시도됐다. 이번에 함체가 놓여진 곳은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연결하는 8.2㎞ 거가대교의 바다터널(3.7km) 구간으로 총 18개 함체 가운데 이제 7개가 남아있다.

지금 전 세계가 현재 가덕도 현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번 침매터널이 △연약지반 △빠른 물살 등 최악의 조건속에서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양 소장은 "이번 침매터널의 수심은 세계에서 제일 깊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미국에서 40m까지가 최고 깊이였다. 또 함체 하나의 단위 길이도 180m로 제일 길다. 침매터널 구간이 초연약지반이라는 점과 지금까지 이 공법이 파도가 얕은 내해에서 주로 시공됐지만 이번에는 외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처음이다.

침매함은 길이 180m 가로 26.5m 세로 9.75m 무게 4만7000t에 이르는 구조물로, 비어 있는 내부에 6개의 탱크가 설치돼 있다. 침매함 양쪽 입구는 밀봉된 상태지만 외부로 연결된 측면의 수문을 통해 탱크에 물이 채워지면 가라앉는다. 침매함과 침매함을 연결하면 그 사이에 공간이 생기는데 그 공간의 물을 내부에 설치된 펌프로 빼내면 외부의 수압에 의해 두 개의 침매함이 맞붙게 된다. 이때 수압은 3000~4000t의 힘과 맞먹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 같은 방식으로 18개의 침매함을 연결한 뒤 침매함의 밀봉된 입구를 육지 쪽에서부터 열어 나가면 터널 모양이 된다.

3호선 한뼘 밑에 9호선을 건설하다 =쌍용건설은 최근 국내 지하철 최대의 난공사 구간으로 알려져 있는 지하철9호선 913공구 고속터미널역을 준공했다. 913공구는 서초구 반포동 세화여중ㆍ고교~고속버스터미널간 총 1780m 구간에 정거장 2개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 구간에는 신세계백화점, 메리어트 호텔, 센트럴 시티, 고속터미널 등 대형 건물과 도로 주변 상가가 밀집해 있어 기존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의 하부에 지하철 역사를 건설하는 고난도 공사였다.
특히 이 현장은 기존 3호선 밑 15cm 아래로 공사 구간이 관통하는 국내 지하철 건설 역사상 최대의 난공사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턴키공사로 진행하는 어려운 구간이다.

이 공사를 위해 쌍용건설 기술진은 유럽 여러 곳의 지하철 정거장을 견학했고, 고속터미널역과 조건이 비슷하지만 지반 조건은 다른 베네치아 지하철 정거장을 주목했다. 그리고 베네치아 정거장에 적용한 선진공법인 CAM공법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면서 현장 여건에 맞게 TRcM 공법을 병행해 세계 최초로 2개 공법을 접목해 시공했다. 쌍용건설은 우선 TRcM 공법으로 지하 4곳에 작업 공간을 확보하고 이 공간을 활용해 CAM 공법으로 대단면 터널을 시공해 연결하는 세계 최초의 공법을 선보여 지하철 공사기술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굴의 의지로 건설한 첫 조류발전소 =지난 14일 현대건설은 전남 진도 울돌목에서 국내 첫 조류발전소 준공식을 가졌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조류발전소 준공은 빠른 물살이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울돌목에 도착한 대형 바지선이 급류에 휘말려 표류하면서 인근 진도대교(높이 25m)에 철구조물이 부딪치는 등 두차례의 실패를 겪기도 했으나, 현대건설은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마침내 지난해 5월27일 구조물을 설치하는 데 성공했다.

울돌목은 세계에서도 다섯 번째 안에 드는 빠른 조류가 흐르는 곳으로 고난이도의 해상공사를 요구하는 해역이다. 특히 발전기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인 조류발전은 세계적으로도 상용화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안에 드는 빠른 조류가 흐르는 곳으로 명량대첩의 격전지이기도 했던 울돌목에서는 올해 말부터 1000㎾의 청정 조류 에너지가 생산될 전망이며, 이는 400여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에너지다.

지상 600m 상공에서 450톤 구조물을 만들다 =삼성건설이 건설중인 세계 최고층 '버즈두바이'의 마지막 골조작업인 첨탑 리프트업은 한마디로 최고의 기술이 필요한 고난도 공사로 꼽힌다. 버즈두바이의 첨탑은 무게만 450톤, 길이는 140m를 넘어선다. 어마어마한 규모 때문에 지상 600m까지 구조물을 올리는 것도 문제지만 구조물을 들어올릴 수 있는 타워크레인 설치가 불가능했다. 삼성건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첨탑을 지상에서 여러 조각으로 나눠 제작해 끌어올린 후 지상 600m 지점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즉 지상에서 25개에 달하는 첨탑 구조물을 제작해 타워크레인을 통해 하나하나 꼭대기로 끌어올리고 하나씩 쌓아 용접해 143m의 첨탑을 건물내부에서 만들었다.
버즈두바이 김경준 현장소장은 "지상 600m 높이에서 이뤄지는 최초의 작업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바람에 의해 구조물이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인공위성 등을 이용한 수직도관리 등 동원 가능한 기술을 총 망라해 대역사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영서ㆍ박지웅ㆍ남상욱 기자/goahead@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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