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시성에서 지난해 출토, 진평왕 또는 선덕여왕 해당
중국 산시(陝西)성 리취앤(禮泉)현 동북부에 소 재한 당 태종(太宗) 이세민(李世民. 재위 626-649년)과 그의 원비(元妃. 첫번째 정 식 부인)인 장손(長孫)씨 부부를 합장한 능인 소릉(昭陵) 근처에서 '新羅樂浪郡王'( 신라낙랑군왕)이라는 글자를 새긴 조각상이 출토됐다. 이같은 사실은 고고학자인 동양대 이한상 교수가 최근 입수한 중국 국가문물국( 國家文物局. 우리의 문화재청에 해당) 발간 「2003 중국 중요 고고 발현(發現. 발견 」이라는 책자를 통해 밝혀졌다. 지난해 중국 전역에서 이뤄진 주요 고고학적 발굴 성과를 지역별로 정리한 이 책자는 2002년 8월 1차 조사에 이어, 2003년 6-11월 산시성고고연구소가 수행한 ' 당 태종 소릉 북사(北司)와 문(門)터 유적' 발굴 성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당 태종과 장손씨 부부를 합장한 이 소릉 주변 지역 중에서도 북쪽 평원에 위치한 북사 및 문터 일대를 발굴조사한 결과 돌을 쪼아 만든 한 인물 조각 상 파편들에서 '新羅樂浪郡王'이라는 명문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이 책자에는 '新羅'라는 글자와 '郡'의 글자 일부가 확인되는 인 물 조각상 파편 1조각을 원색 사진으로 공개했다. 이한상 교수는 "이 인물 조각상에서 '新羅樂浪郡王'이라는 명문이 나왔다고 밝 히고 있는 점으로 보아, 나머지 조각상 파편에서도 사진으로 제시된 '新羅' 및 '郡' 의 글자 일부 외에도 다른 부분의 글씨도 출토됐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발굴성과는 정식 보고서 발간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자는 '신라낙랑군왕'을 포함해 태종 당시, 당 왕조에 번국(蕃國) 혹은 번 신(蕃臣)으로 조공(朝貢)한 인근 14개 제후국 왕을 묘사했다고 생각되는 조각상 사 진 몇 점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들 조각상 중 어느 것에 '신라국왕'이 들어 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신라낙랑군왕'은 당 왕조가 신라국왕을 제후로 책봉하면서 준 칭호인데, 「삼 국사기」와 「신당서」(新唐書) 및 「구당서」(舊唐書) '신라전'(新羅傳) 등의 기록 에 의하면 제26대 진평왕(재위 579-632년)이 책봉된 이름이며, 이후 27대 선덕여왕( 632-647년), 28대 진덕여왕(647-654)도 이 칭호를 이어받았다고 하고 있다. 따라서 소릉에서 발굴된 '신라낙랑군왕'은 당 태종(太宗) 재위 연대(626-649년) 를 고려할 때 진평왕과 선덕여왕 둘 중 한 명임은 분명해진다. 소릉은 당 태종 정관(貞觀.연호) 10년(636)에 그의 원비인 장손씨가 사망하면서 조성되기 시작해, 13년 뒤인 정관 23년(649)에 태종이 사망하고 이곳에 합장되면서 공사가 마무리됐다. 태종의 아들인 고종(高宗. 재위 650-683년) 때의 총장(總章. 연호) 연간(668-66 9년)에는 소릉 주변 지역 중에서도 북쪽에 있는 북사(北司)에 '14국 번군(蕃君) 석상(石像)'을 세웠다고 기록에 전하고 있다. 이번에 발굴된 '신라낙랑군왕' 조각상 또한 당 고종 때 건립된 14개 번국(蕃國) 군주 중 한 명이다<2004년 09월 07일 (화요일) 10 : 40 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