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

우주개발, 사업 성공보다 기술 확보에 힘쓰자

monocrop 2011. 11. 8. 09:35

인재와 기술확보...이것은 한국 발전이 아니라 한국생존에 있어서의 기본 요건인 것 같다.

중국의 우주개발 이면에는 각 국의 기술 이전을 꺼리는 장벽들을 '해킹'으로 뚫어 상당량의 기술을 빼왔다는 얘기들이 많다.

어찌보면 그런 해킹도 생존기술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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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개발, 사업 성공보다 기술 확보에 힘쓰자

  •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 입력 : 2011.11.07 22:53 / 출처 및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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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지난주 중국우주궤도에서 선저우 우주선과 시험용 우주정거장 톈궁의 도킹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우주선의 랑데부와 도킹은 우주기술 중 가장 난도가 높다. 도킹시험을 통해 이제 중국은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고 우주인을 우주정거장에 보낼 수 있는 핵심기술을 확보했다. 이번 도킹은 미국러시아가 1960년대에 이미 획득한 기술이지만 중국이 우주강국 도약에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확실하다.

    우주선의 도킹이 성공한 날, 중국의 도로에서 폭발물을 싣고 가던 트럭이 폭발해 수십 명이 죽고 다쳤다. 얼마 전에는 세계 최고 속도를 자랑하던 고속철의 사고가 중국 정부의 체면을 구겼다. 이처럼 아직도 중국 과학기술의 신뢰성은 낮고 안전사고는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우주개발에서는 최고 난도의 기술을 보여준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 우주기술은 러시아 우주기술의 복제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도의 국제우주정거장 사업 참여는 군사적 연계 우려로 거절됐다. 이에 대한 반발로 시작한 독자적인 중국 우주정거장 건설은 무시받았다. 1990년대 중반 두 번의 창정 발사체 실패로 발사 보험조차 들지 못하는 상황까지 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의 우주기술은 폭발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인우주선·달탐사선·시험용 우주정거장 발사, 우주무기 시험, 그리고 우주선 도킹까지 거침없는 행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우주개발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정 지연도 별로 없다는 점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의 우주개발도 80% 이상은 일정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한다. 하지만 중국은 대부분의 우주개발 사업에서 예정된 일정을 준수하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성공적 우주개발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중앙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들 수 있다. 이는 우주기술을 군사력 강화의 일환으로 생각하니 당연하다. 또 유인 우주개발 등을 군(軍)에서 주도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그리고 해외 의존 없이 장기간 독자적인 우주기술을 축적해 오면서 원천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국가 경제 발전과 함께 전반적인 과학기술 능력이 향상됐다.

    반면 한국은 우주개발을 시작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내세울 만한 우주산업체도 없고, 우주발사체나 액체로켓엔진 하나 우리 손으로 개발하지 못한다. 저가 소형위성을 제외하고는 우주기술 분야에서 아직 국제경쟁력도 없다.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을 지탱할 수 있는 종합과학기술력은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 기준을 상업적 잣대로만 평가하는 정책은 우주기술 발전에 큰 장애물이다. 무엇보다 우주개발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우주기술은 대표적인 군사기술이며 국가안보에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동안 주로 사업 중심의 우주개발을 추진해 왔다. 이는 오히려 우주개발을 위한 핵심기술과 원천기술 확보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원천기술 없는 우주개발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또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우주기술은 단기간에 얻을 수 없다. 군사기술로 분류되다 보니 수출 통제가 심해 외국기술을 구매하기도, 베끼기도 어렵다. 장기간이 걸리더라도 단계적인 기술 습득이 필요하다. 우리 현실을 반영한 한국형 우주개발 방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