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회문화

밀라노 ‘Vitality: Korea Young Design’ 전

monocrop 2011. 11. 8. 08:34

오랜 역사에서 우러나오는 문화의 힘은 그 민족이 많은 핍박과 전쟁을 거치며 위축되어 왔음에도 언젠가는 발현되는 '유전인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호주의 인류학자 게디스는...

'세계역사에 끝없는 고난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이를 끝까지 이겨낸 두 개의 민족이 있다. 하나는 먀오족이고 하나는 유대인이다.'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먀오족은 망국 고구려의 유민들이었음음이 최근의 연구 결과로 밝혀졌다.

전체가 멸족을 당할 위기를 수차례나 딛고 견뎌오고 극복해오면서 절대 한족에게는 굴하지 않았던 그들의 강인한 유전자를 우리도 이어받았을 것이다. 세계 언어학자들이 칭송해마지 않는 한글을 만들어내고 오랜 역사와 문화를 이루어 온 유전자를 우리는 이어받았을 것이다.

식민사관에 아직도 쩌들어있고 동북공정을 되뇌이는 매식자들이 내부에 있고 역사교과서도 한심스럽기 짝이없지만 ...

아시아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천년에 이르는 그 오랜 시간 동안 국체를 이루며 문화를 향유해온 인자들이 분명 우리 안에는 존재해왔던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유전자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환경이 주어지면 다시 찬연히 발현되는 것이 아닐까.

손꼽을 디자이너들이 아닐지라도 주변에 보면 머리 좋은 사람들도 정말 많고 디자인 감각이 있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고 프로 뺨치는 아마추어 매니아들도 정말 많다. 사진 뿐만 아니라 요즘은 인생을 즐기는 방법들도 많아지고 인생관도 바뀌어서인지 정말 고수들이 즐비한 각종 취미동호회들도 많다. 수준들도 들어가보면 깜짝 놀랄 정도이다.

아직도 미진한 구석이 많은 한국이지만 더이상 정치인들이, 구태의연한 법조계, 판사,검사들이...발전의 발목을 잡게 하지만 않으면...

더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우리의 유전자들을 펼쳐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일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Mimesis  

‘한국 디자인은 시야, 시” 눈 크게 뜬 이탈리아

[중앙일보] 입력 2011.11.08 00:46 / 수정 2011.11.08 00:51 / 출처 및 원문보기 

밀라노 ‘Vitality: Korea Young Design’ 전

이은학·윤현진이 한국의 ‘소반(小盤)’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조명. 바닥에 올려놓거나 벽에 걸 수 있다.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12팀의 작업을 이탈리아에 소개하는 ‘Vitality: Korea Young Design’이 디자인의 메카로 불리는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한마디로 한 편의 시(詩) 같은 작품입니다.” 한 여성 관람객이 몇 개의 그릇을 가리키며 한 말이다. 미술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는 크리스티나가 ‘한 편의 시’라고 극찬한 것은 한국의 젊은 도예가 박서연(29)의 작품 ‘블로섬’이다. 세계 최고의 디자인 산업도시 밀라노. 이곳에서도 ‘디자인의 메카’라 불리는 트리엔날레 디자인 뮤지엄의 작은 전시관에서다. 크리스티나는 차분한 파스텔 톤의 그릇과 화병을 가리키며 “담박하면서도 강렬한 아름다움을 갖춘 포슬린(도자)”이라고 말했다.

한국 디자인이 이탈리아에 상륙했다. 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전시 ‘Vitality: Korea Young Design’이다. 국민대 동양디자인문화연구소(소장 최경란)와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원장 최정심)이 함께 준비한 자리다. 관객층은 미디어 관계자부터, 미술·디자인 종사자, 그리고 일반인까지 다양했다.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12팀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작품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마치 입을 맞춘 듯 일관된 평가도 있었다. ‘단순함과 우아함의 아름다움’ ‘소박함과 첨단 하이테크의 조화’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또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고 했다.

 

 

박서연의 도예작품 ‘블로섬’. 한국 고유의 곡선미를 형상화해 ‘시 같은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소박함과 하이테크의 조화”= 전시장에서 만난 방송인 에밀리오 파브리지오 라티(센트로 프로덕션 디렉터)는 가구 디자이너 김상훈의 ‘가리개’에 찬사를 보냈다. “깔끔한 곡선이 모던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다. 단순함(simplicity)의 매력을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평했다. 제품 디자이너 이은학·윤현진이 ‘소반(小盤)’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조명 역시 ‘내추럴한 느낌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첨단 디지털로 작업한 채정우(공간)·김채영(패브릭)의 작품도 주목 받았다.

 TV 프로듀서 움베르토 피브레는 그래픽 디자이너 김도형·정진열의 그래픽 이미지와, 하준수의 영상 작품에 대해 “한국의 도시 풍경과 소리, 그리고 생각을 재치 있게 담았다. 별개의 작품이지만,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본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도형은 ‘정직(honesty)’ ‘평화(peace)’ 등을 키워드로 사회를 풍자한 그래픽을, 정진열은 ‘생동하다’는 키워드로 도시의 소음과 그래픽을 결합한 작품을 출품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한 달 근무한 적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달려왔다는 관객도 있었다. 마리아 파지(회사원)는 헤드폰을 끼고 정진열의 작품을 감상하며 “내가 직접 본 한국처럼 작품들이 하나같이 흥미진진하다. 앞으로 한국 관련 문화 행사가 더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열의 ‘어반 노이즈’를 감상하고 있는 이탈리아 관람객. 도시의 일상적 소음과 그래픽 이미지를 결합한 작품이다.
 ◆“한국이 더 궁금해졌다”=이탈리아 관객들은 한결같이 “그 동안 우리는 한국을 너무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한국 디자인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마인드,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라티는 “한국 디자인에 대해 듣거나 본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보니 한국 특유의 역동적이면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피브레는 “언젠가 한국을 방문해 그곳의 디자인과 건축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했다.

 실바나 안니키아리코 트리엔날레 뮤지엄 감독은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한국의 전통과 현대적인 감각을 어떻게 결합시키며 작업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앞서 중국 초청전을 열었지만, 한국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훨씬 뜨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시 기획과 작품 선정을 맡은 최경란 교수는 “한국의 생동하는 모습을 담아 보여주고 싶었는데 뜻이 잘 전달된 것 같아 다행이다. 젊은 디자이너들이 역량을 평가 받을 수 있게 된 게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전시는 2월 19일까지 열린다.

밀라노=이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