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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과 다양한 지식이 주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줬던 이규태코너

monocrop 2009. 6. 8. 12:54

안다는 것과 다양한 지식이 주는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줬던 이규태코너                       2008/12/27 16:06

 

http://blog.chosun.com/arcyoon/3588253

한 폭의 그림이나 특별한 이미지가 아닌 순수한 글만으로써 자유롭게 많은 이미지들을 떠올리게 하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게 하는 그 '느낌'을 일깨워주었던 이규태 코너.

책으로도 어느 정도 있었는데 잦은 이사 통에 어디론가 잃어버린 것이 몇 번씩 아쉬움에 생각난다.

 

우리의 교육 수준과 지식수준의 단절을 어디선가 어느 댓글에서 통렬히 지적했던 것이 떠오른다.

탄수화물이 찬 물에 잘 녹는다는 문제는 다 맞출지언정 밥솥에 찬 물을 붓는 주부는 과연 몇 명이나 보았냐는 지적과 함께 그것이 우리의 교육과 지식의 현 수준이다라는 말이었다.

 

다 따로 노는 지식들이 많다. 그리고 오로지 전공이며 이외의 경계에 있는 일들은 잘 모른다.

이제 대학과정도 바꿔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기에 과학 전공 숙대 학생이 독일의 권위있는 디자인상 의류 부문을 수상하고 하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많은 부분들이 아직도 미진하다. 우리 역사만 보면 더 답답할 뿐이다.

고구려의 등자가 널리 쓰여졌을 때 로마시대 군사의 장비는 어떠했는 지 비교하여 내용을 파악하기까지 수 년이 걸려야 했다. 뭐 하긴 아직도 식민사관에 젖은 사학자들 때문에 고대 국가의 위치조차 틀리게 비정한 채로 국사교과서가 집필되고 있고 그것을 토대로 교육을 시키고 있지 않은가. 중국, 일본으로서는 반가운 일 일 것이고 속으로는 얼마나 비웃고 있을 일이겠는지 이젠 더 떠올리기조차 둔감해졌다.

 

배운 지식들이 잘 정리만 되어도 생활의 지혜를 또 알아볼 필요가 없으며 사회에 나가 새로운 지식 체계를 세워야 하는 분야도 보다 더 세밀해지고 수준이 높은 곳에서 시작될 것인데 다 별개의 지식으로 배우기 때문에 써먹지 못하고 있고 그로 인해 정신력의 많은 여유분을 잡아먹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효율도 떨어질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오래전에 일본의 쯔쿠바대학에서 학과별 경계를 없애 자유전공제로 구성하는 것을 접한 일이 있다.

생물학 지식을 갖춘 미술학도는 보다 더 효율적으로 정확히 공룡의 삽화를 그릴 수 있는 인재로 커나가고 기계공학과 의학의 지식에 스케치 연습까지 더해진 준비된 인재는 의공학 산업에서 졸업하자마자 각 종 일러스트를 작성해가며 '활약'을 펼친다. 전공에 관계없이 직장 한자리만 구하면 오랜 백수생활을 접고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는 요즘같은 경기에 더더욱 꿈만 같은 일인지도 모를 그런 구조적인 작업들을 이웃 나라는 수십년 전부터 장기적인 불황기를 겪는 시절에 해왔다는 말이다.

 

어느 블로그들은 시중에  파는 여타 관련 서적보다 자세히 프로그램 사용법을 일러주기도 하고 어느 싸이트들은 오프라인보다 더 신속하게 지식보유자와 접할 수 있게 해주기도 한다.

정보의 바다에 뛰어들어 자유로운 항해를...~ 이라는 것도 이젠 옛 말이 되려 한다.

자유롭게 항해할 여유들이 없어져 간다. 어느 곳에 뭐가 있다라고 정확하고 신속히 찾아가야 제 시간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가기 때문이다.

경직되지 않은 자유로운 지식들의 연결과 정리는 이제 마지막으로 개인에게 권한과 즐거움이 남겨지는 유일한 영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사회적 구조는 늦고 뒤처져 있으며 숨은 전문가들은 쌓여 있다. 이제 이규태코너같은 지식들의 자유로운 탐색과 정리는 개개인 영역의 몫으로 떨어져 남겨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