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나가는 한국 고고학
동남아시아의 농경 발생과 관련해 세계 고고학계에서 주목 받는 유적이 베트남 호아빈(하노이 서남쪽 40㎞)이다. 이 유적은 그동안 1만6000여 년 전 것으로 추정돼 왔다. 최근 이 유적을 발굴한 결과 최소 2만년~최대 2만5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학설이 제기됐다. 이 같은 중요성 때문에 베트남 당국은 이 곳을 사적으로 승격시켰다. 발굴단은?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다.
한국 고고학이 세계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서울대가 베트남 호아빈 유적을 지난 2004년과 2006년 말 잇따라 발굴한 데 이어, 한양대는 아프리카?아시아로의 인류 전파와 동서교역로를 살피기 위해 카스피해 남쪽 이란 길란지역을 오는 7월쯤 발굴할 계획이다.
한국 고고학계의 ‘해외 진출’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러시아 연해주지역, 몽골, 일본 등을 발굴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지역들은 우리와 문화적으로 직접 연관된 곳이다. 반면, 베트남이나 이란은 지리적·문화적으로 우리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다. 발굴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학계는 한국 고고학이 ‘우리 문화’라는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 세계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가 발굴했던 곳은 호아빈 ‘항쪼 동굴 유적’. 1950년대부터 이 지역은 벼농사 독자발생설로 주목받았지만, 과학적인 연대측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대략 1만6000여 년 전 유적으로만 알려져 왔다.
서울대는 지난 2002년 이후 다섯 차례의 지표조사와 두 차례의 발굴을 벌였으며, 발굴한 목탄 등으로 유적의 연대를 측정(AMS·질량가속분석법)했다. 연대 측정 결과 항쪼 동굴 유적에서 나온 가장 오래된 목탄은 2만여 년 전 것이었다. 그러나 2006년 12월 발굴에서는 2만여 년 전 목탄이 나온 지층(地層)보다 아래쪽에도 문화층(인간이 살아간 흔적)이 시대순으로 3개나 더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발굴단장격인 이선복교수는 “최소한 이 동굴 유적은 2만5000여 년 전에도 사람이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양대의 ‘페르시아 프로젝트’(단장 배기동 한양대 박물관장)도 중동지역에서의 첫 발굴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배 관장은 “지금까지 아프리카?아시아로의 인류 전파 경로는 막연히 동아프리카?동남아시아라고만 생각돼 왔다”며 “그러나 카스피해 서·남부에서 잇따라 구석기유적이 발굴되는 것을 보면 구석기시대에도 ‘실크로드’가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 ‘페르시아 프로젝트’에는 배 관장 외에도 이희수(중동사)·장영수교수(복식사·이상 한양대) 등 고고학, 종교학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신형준기자 hjsh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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