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note

남의 일 논하기

monocrop 2007. 4. 29. 12:53

다음 글을 읽고 무심히(?) 답글을 달고 나니....불현듯

'..중이 제 머리는 못깎고....'라는 말이 생각난다.

역시 남의 일에 대해.....혀를 놀리기는 쉬운 일인가보다.

공개된 글이기에 댓글에 대한 동의 기 이루어졌다해도.....

일기 쓰듯, 댓글 달며 나도 얻은 것은 있다.

........내 코나 잘 닦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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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감시...이젠 도망가고 싶습니다.

 

이제 결혼 삼년차 남성입니다.
맞벌이 부부라서 출산을 조금 뒤로 미룬탓에 아직 아기는 없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직장에서 사용중인 노트북을 집에 가지고 오면서 부터입니다.
"시리코 히사코"라는 일본여성을 배경화면으로 지정해 놓았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아내가 얼마나 화가 났는지 노트북을 집어던져서 액정이 다 깨져버렸습니다.
직장동료가 미스재팬 사진이라며 보여주었고 너무 예쁘고 우아하길래 그냥 별 생각없이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배경화면으로 지정해놓았었습니다.

저의 잘못을 인정하긴 하지만 이젠 이 끝도없는 질투에는 두손 두발 다들어버렸습니다.
연애할때 극장에서 전지현 예쁘다고 한마디 내뱉은 후에 약 한달간 원성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얼마나 무섭게 몰아부치는지 그 이후론 예쁜여배우가 나오는 광고나 영화는 보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질투가 심하기도 하지만 어쩔땐 소유욕이 너무 강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내와 같이 있을때면 다른 여자 쳐다보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애를 썼었죠.
처제와 친한 것도 용납을 못하는 사람입니다.
제 핸드폰을 저몰래 늘 검사합니다. 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기에 메일을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건 기본이죠.
회사에선 인간관계 거의 포기해야 할 정도로 회식자리에 참석을 못하고 있습니다.

헌데 제가 만약 바람을 피운경험이 있어서 이런다면 이해라도 할텐데 처음 연애시작할때부터 이랬습니다. 아내를 만난 이후부터는 친구도 못만났는걸요.
연말에 망년회가는건 저에겐 언강생심 꿈도 못꿀 일입니다.
동네약국을 가도 남자약사가 있는 곳만 가는게 저입니다.
아내의 직업은 교사입니다. 경기북부쪽으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저는 하루 4시간 걸리는 통근거리를 감수하고 아내의 학교 근처로 이사왔습니다. 헌데 차가막혀서 조금 늦게 오면 의심을 합니다. 요즘은 의심받지 않으려고 아예 전철만 이용하고 다닙니다.
여자중학교 교사인데 저보고 대놓고 이렇게 말합니다. 여학생들이라서 집에는 절대로 초대할수 없다고...
저희부부는 열살의 나이차이가 납니다. 처음엔 어려서 그러나보다 했는데 점점 도가 지나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네요.
본인의 미모가 떨어져서 그런다면 이해라도 하겠는데 객관적으로 상당히 예쁜 얼굴이고 키도 172나 됩니다.
도대체 저에게 왜그렇게까지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집에 오면 쉬는 것이 아니라 감시받고 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마음한켠에선 아직 애를 갖지 않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한지도 벌써 일년이 넘어가네요.
대화도 해보고 확신을 주기 위해서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지만 그 질투심은 끝도 없이 나타납니다.
회사에서 회의중이라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온갖 생때를 쓰기에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도 전화를 받습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같이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집에 오면 "저여자 기분 상하지 않게 하는것이 내 전부인가?"라는 한심한 생각만 듭니다.
저를 만나기전에 어떤 남자한테 배신을 당했나하는 의심도 해봤는데 처제말로는 언니가 소유욕이 워낙 강하다고 그러더군요.

이렇게 강하고 질투심과 소유욕이 많은 여자와는 더 이상 같이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깊이 듭니다.
저로서는 이미 이혼을 결정한지 오래되었습니다.

다음달에 이혼절차를 밟으려고 생각중입니다. 아내의 성격을 알기에 모든 준비가 끝이나면 변호사를 통해서 말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이혼을 결정한 제 생각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특히 여성분들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직장남성들이 자주 들른다는 단란주점은 커녕 아예 회식도 참석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친구도 못만난지 오래구요. 헌데 왜 저를 의심하고 감시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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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미래는 당신 손에 있다는 것

 

다소... 이해되는 면이 있어 헤아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야근 철야하는 한밤 중 새벽에 사무실 복도까지 와서 흐느끼는 소스라치게
놀란 경우도 봤습니다.
힘들고 의욕이 않생기고 무기력하다가 답답하고 화도 나고 하는 기간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남이 그 아무리 뭐라 한들 자기 자신의 판단과 결정만 못하겠지만,
이런 두가지 정도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첫째,아이가 없다는 것이 천양지차인 조건이긴 합니다.
향후 서로에게 큰 아픔이 존재할 확률이 극도로 낮아질 수 있는 조건이겠죠.
하지만 누가 뭐라 해도 이혼없이 처음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며
일생을 같이 한다는 것은 대단히 아름다운, 최고의 인생 형태라는 것입니다.
수천년 인류 역사에서 변함없는 가치 중 아마 첫번째가 아닐까요.

둘째,두 분이 만나 이렇게 살기까지에는 돌이켜보면 대단한 인연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과 추억들로 되돌아 갈 수 있는 기회는 아직까지 당신에게도 쥐어져 있다는

사실입니다.
후회가 않남는 삶은 사실 없겠지만 그 정도에 이르기까지 노력하면서 시각을 넓혀야 후회가 않남을 것 같습니다. 단, 옛 감정들과 추억들이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님에게도 중요한 일입니다.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만 마련되면 가능한 일입니다.
주위 도움? 경비? 다 필요없습니다. 단지 마음을 가라앉히는 본인의 노력만 있으면 준비 끝입니다.

결론은? 아무도 예측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허나 두 분 본심에서 조금씩 변형되어 나간 마음의 파편등으로 인해 본 줄기가
영향받아 굴절되는 일은 존재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고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고, 지금의 상황이 설사 최악이라 해도,
아직도 기회는 님에게 남아있다는 것,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로 갑자기 인생이 뻥뚫리는 사람들에 비하면
정말 많은 기회들이 남아있는 것이니 할 수 있는 모든 것 활용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향후 어떻게 되든 두 분이 만나 현재까지 같이 하기까지 있었던
아름다운 일들은, 아쉬운 마침표로 정리되는 한이 있어도,
그것까지 잃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그것은 미래가 어떻게 달라지든 님의 인생의 분명한 한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힘내시고, 다시 한번 그 분의 모든 부분을, 그리고 님 자신도
조용히 살펴보세요.
분명 그것이 또다른 행복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 Mim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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