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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만도 탕정 연구소

monocrop 2011. 10. 12. 15:10

"김치냉장고 17년째 1위… 이젠 해외로 갑니다"

■ 최초 공개 위니아만도 탕정 연구소 가보니…

 

연구소 설립 19년간 120여만 포기 담그며 연구
독특한 맛과 향 찾아 발효과학도 탄생
노하우 바탕으로 채소냉장고 개발… 세계 히트작 만들 것
  • 충남 아산 탕정의 위니아만도 선행개발팀 김치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보관용기에서 김치를 꺼내 살펴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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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의 숨은 죽었지만 색깔로 봐서는 숙성이 덜 된 것 같은데요"

    "일단 온도를 5도 정도 높이고, 숙성을 10시간 정도 더 해봅시다. 그런 다음 유산균과 젖산 농도를 측정해서 온도, 시간 조정치를 다시 검토해보죠."

    사방이 김치냄새다. 내부는 후덥지근했다. 하지만 대화는 진지했다.

    충남 아산 탕정에 위치한 위니아만도 선행개발팀 김치연구소. 1993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본지 기자에게 공개됐다.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에 관한 한 이제 '명가'반열에 올랐다. 벌써 17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대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위니아만도의 '딤채'위상은 끄떡도 없다.

    김치연구소는 '딤채'의 산실이다. 1등의 비결도 여기서 나온다.

    김치냉장고 연구는 곧 김치 연구다. 김치를 담그고 숙성시키는 전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 연구소 설립 이래 19년간 이 곳에서 담근 김치는 종류만 250여 종에 무려 120여만 포기가 넘는다. 전종인 연구소장은 "연구원들은 일반 사람들이 먹는 1일 소비량(70~80g)에 많게는 10배나 많은 양의 김치를 먹어야 하기 때문에 소화기관이 나쁜 사람들은 김치 연구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치냉장고의 가장 큰 역할은 온도와 수분조절을 통해 최적의 김치 맛을 오래 동안 유지시켜 주는 것. 그렇다 보니 전통김치든, 새로 나온 퓨전김치든, 각 김치의 맛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야 한다. 채영주 선임연구원은 "새롭게 연구하고 있는 김치 숙성 프로그램 환경에 맞추다 보니 연구실 온도와 습도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구소는 우리나라 전통음식 김치를 과학으로 바꿔 놓았다. 이런 노력 끝에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 연구팀은 인체에 이로운 유산균의 성장 패턴을 연구, 김치의 독특한 맛과 향을 낼 수 있는 발효과학(2001년)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위니아만도가 처음 김치냉장고를 내놓을 때만해도 '식생활이 서구화하는 데 무슨 김치냉장고냐'고 코웃음을 쳤지만,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김치냉장고 시장은 작년 기준으로 1조1,000억원대. 15년여만에 620배나 성장했다. 국내 가구 당 김치냉장고 보유율은 지난해 약 81.3%에 달하며 일반 냉장고 및 세탁기와 같은 대중가전으로 자리매김 했다.

    김치냉장고는 이제 겨울철 가전제품이 아닌 4계절 가전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위니아만도 생산기술팀 김경태 과장은 "요즘 김치냉장고 라인은 계절에 관계없이 풀가동 상태"라며 "최근 들어 혼수가전 품목에 김치냉장고가 단골 메뉴로 들어가면서 사실상 비수기도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위니아만도 김치냉장고의 다음 목표는 해외다. 김치를 먹지 않는 나라에도 김치냉장고를 팔겠다는 것. 전 소장은 "엄밀히 말하면 김치냉장고가 아니라 채소냉장고를 개발 중에 있다"면서 "김치냉장고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세계 각국의 채소 식문화에 맞게 새로운 히트작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