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cient Culture & .../몽골

[스크랩]몽골에서의 한류

monocrop 2009. 7. 18. 21:39
<'구은재' '김두한'에 빠진 몽골의 한류>

"몽골 아기에게 '은재' 이름도 붙여요"

(울란바토르<몽골>=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야인시대'라는 한국 음식점이 있다. 건물 유리창은 '김두한' 역을 맡았던 안재모의 사진들로 도배돼 있고, 실내에서는 드라마 '야인시대'를 계속 상영한다.
특히 최근 시청률 80%를 기록한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 방송될 때에는 거리가 한산할 정도다. 울란바토르 시청 직원은 17일(현지시각) 몽골을 방문한 장서희에게 "요즘 태어난 아기들에게 극중 배역인 '은재'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TV와 라디오에서는 빅뱅의 '거짓말'이 흘러나오고, 케이블 채널에서는 드라마 '찬란한 유산'이 한국과 큰 시차를 두지 않고 방송된다. 3호점까지 문을 연 BBQ 치킨이 큰 인기고, 거리에는 베르나, 소나타 등 한국산 차량이 즐비하다.

   중앙아시아의 고원지대에 있는 몽골은 멀게 느껴지는 나라이지만 문화적인 거리는 이처럼 가깝다. 몽골인들은 한국을 '솔롱고스(무지개가 뜨는 나라)'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표시한다.

   통역을 맡은 투므르 바틀(32) 씨는 "드라마 연기자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야인시대'가 인기를 끌 때에는 코미디언들이 김두한 목도리를 하고서 패러디를 했다"고 소개했다.

   또 밧트 체첵(28) 씨는 "빅뱅, 원더걸스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인터넷과 TV를 통해 한국의 음악을 접하고 MP3에 다운로드해 즐긴다. 일본, 중국 노래는 거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울란바토르 팰리스에서 열린 '제2회 한ㆍ몽골 문화축제 한마당 빅 콘서트'에 참여한 장서희는 "SBS 측으로부터 몽골에서 '아내의 유혹'이 큰 인기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몽골의 한식당에서 모두 나를 알아봐 놀랐다"며 "몽골 분들은 착한 여성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캐릭터를 좋아한다더라"라고 말했다.

   또 "'인어아가씨' 때도 중국, 대만에서 호응을 얻어 '아내의 유혹' 역시 내심 여러 나라의 호응을 기대했다"며 "'아내의 유혹' 대만 프로모션 때인 14일 오전 강진으로 현지 호텔이 크게 흔들려 쇼크를 받고 병원에 실려갔지만, 다음날 스케줄은 무리 없이 진행했다. 한국을 알린다는 생각에 행동 하나하나 조심할 정도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안재모는 2006년 몽골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아찔한' 일화를 소개했다.

   "첫 방문 때 몽골의 한 조직에 붙잡혀갔어요. 호텔에서 경호원 같은 분들이 저를 차에 태워 한 음식점으로 데려갔죠. 그곳에 조직의 우두머리가 있었는데 김두한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는 거예요. 일행은 제가 사라져 난리가 났고, 다행히 한국말 하는 분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왔죠."
안재모는 "2006년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았을 때는 적극적인 팬들 때문에 울란바토르 시내는 다니지 못할 정도였다"며 "세 번째 방문하니 이제는 나를 친근하게 느끼더라"라고 웃었다.

   그러나 몽골의 한류 역시 여러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방송되는 대부분의 한국 드라마가 정식 절차를 밟아 판권을 사들인 정품이 아니라 복사본이라는 것이다.
국제문화산업교류재단의 한 관계자는 "판권을 구입하지 않고 방송해 무척 아쉽지만 이를 통해 한류가 확산된 점도 사실"이라며 "양국 교류가 활발해짐에 따라 점차 개선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일 주몽골 대사는 "많은 몽골 국민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노래를 즐겨듣는다"며 "내년이 한국과 몽골의 수교 20주년으로 양국 관계가 성년을 맞고, 몽골 정부는 2010년을 '한국의 해'로 정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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