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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팀 플래너리 '기후창조자' - 기후 재앙으로 지구 멸망

monocrop 2009. 7. 15. 14:16

기후재앙의 초시계를 멈춰라 - 팀 플래너리 '기후창조자'

 

"지구를 구할 영웅은 나, 인간의 적응력 믿을 단계 지났다"
재앙 유예할 시간과 기술 이미 보유, 문제는 인식부족과 이익집단의 비관론
소비자 행동이 기업들 변화 이끌수 있어, 무탄소 혁신이 제2산업혁명 될 것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 입력시간 : 2009/07/15 03:00:10 수정시간 : 2009/07/15 03: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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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혁명이야말로 제2의 산업혁명임을 강조하는 팀 플래너리 교수는“녹색 성장산업 정책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생산자가 되는 것을 정책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플래너리 교수가 이메일로 보내온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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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로 붕괴되고 있는 북반구 최대 규모의 빙하인 그린란드 최북단 페테르만 빙하.

 
기후변화는 더 이상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 과학적 수치들을 거론할 것도 없다. 봄은 거의 사라졌으며, 때아닌 가뭄으로 땅은 쩍쩍 갈라진다. 산불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 산림을 교란하고, 빙하는 녹아내려 몰디브, 투발루 같은 섬나라들을 수몰시키고 있다. 뜨거워지고 있는 지구의 비명 소리는 수시로 우리 귓전을 울린다. 산업혁명 이후 우리가 때워댄 화석연료 때문이다.

하지만 절박한 지구의 호소에 귀 기울이는 이는 드물다. 위기가 강조되는 만큼 감수성도 만성화돼 당장의 내 일로는 여기지 않는다. 누가 더 절실하게 느끼고 행동하는가. 이제 기후변화는 핍진성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가 됐다.

기후변화의 역사와 실태, 그 해결책을 한데 집대성한 <기후창조자>(황금나침반 발행ㆍ2006)의 저자 팀 플래너리(53) 호주 맥쿼리대 교수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환경과학 분야의 선도적 사상가이자 생태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하버드대 오스트레일리아학 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코펜하겐 기후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 기후 재앙의 묵시록
"기후변화는 제대로 이해되기도 전에 하나의 클리셰(판에 박힌, 진부한 표현)가 돼버렸다. 기후변화와의 싸움을 시작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그것이다."

플래너리 교수가 이 장애물을 없애기 위해 길게 인용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들은 그를 과학교양서가 아닌 공포소설이나 묵시록의 저자처럼 보이게 한다.

▲지난 100년 간 지구는 평균 0.74도 뜨거워졌으며, 해수면은 1961년 이후 매년 1.8㎜씩, 1993년 이후 3.1㎜씩 높아지고 있다 ▲화석연료에 의존한 현재의 발전 시나리오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금세기 말 지구 온도는 최대 6.4도, 해수면은 59㎝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 평균 기온이 1.5~2.5도 상승하면 지구상의 생물종 약 20~30%가 멸종하며, 3.5도 상승 시엔 40~70%가 사라진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언제나 있어 왔고, 생물종들은 거기에 적응하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이에 대해 플래너리 교수는 "인간은 스스로의 적응력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경향이 있다"며 "과거에는 갑작스런 기후변화가 일어나면 나무나 새나 곤충 등 거의 전 생물군이 살기 적당한 조건을 찾아다니느라 대륙 전체를 돌아다니다시피 했지만 지금은 인간의 수가 63억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러한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미 호주에서는 기후변화가 끔찍한 가뭄과 혹서, 산불을 야기해 수많은 사람과 야생동물을 죽이고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아무 조치도 취해지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이 영향을 받는 것은 시간 문제죠." 그는 "작금의 기후 변화는 지난 빙하시대 말에 있었던 것만큼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이건 내 탓이다'라고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기후변화는 정치ㆍ경제적 현실

기후변화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정치와 경제가 첨예하게 맞물린 복잡한 고차방정식이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저질러놓은 오염의 피해가 고스란히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며 아우성이고,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의 탄소 감축 노력에 무임승차한다고 비난한다.

플래너리 교수는 오염자 부담 원칙에 따라 선진국의 책임을 강조하는 쪽이다. "개발도상국들은 숲과 토지에서 탄소를 격리함으로써 지구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이 서비스에 대해 투자와 지원의 형식으로 돈을 지불해야 해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우리들이 자주 들먹이는 변명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무탄소 혁신'이 가장 경제적인 행위임을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다.

'녹색혁명'이야말로 '제2의 산업혁명'이라는 것.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5% 떨어지는 동안 국가의 경제가 36% 성장한다는 게 2004년 영국 정부의 추산입니다.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막대한 사업 기회가 놓여 있어요. 하지만 오염 국가들은 뒤처지고 불이익을 받게 될 겁니다. 지금 모든 산업은 징벌과 기회에 동시에 직면해 있습니다."


■ 지구를 구할 영웅은 바로 '나'

플래너리 교수는 기후변화의 해결책을 거대담론의 차원이 아닌 일상의 구체적 실천에서 찾는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우리에겐 재앙을 유예할 시간이 있으며, 생활에 거의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기후변화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무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실제로 가능하며, 우리는 이미 필요한 모든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식 부족이나 특정 이익집단들의 비관론이 문제일 뿐이죠."

다만 그는 수소나 원자력 에너지보다는 풍력과 태양력 등 자연에너지를 선호한다. 태양열과 풍력이 보다 '민주적'인 에너지이기 때문. "수소와 원자력을 위주로 하는 경제에서는 전력 생산이 중앙집중화해 거대 기업이 살아남게 되지만, 풍력과 태양력을 추구할 경우 일반인들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연료와 물을 수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연료를 생산하는 것은 거대 기업이 아니라 우리 모두인 거죠."

특히 소비자라는 지위는 우리를 기후변화에 제동을 거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서게 만든다. 해법도 간단해 대체 에너지 사용하기, 태양열 온수기와 태양열 집열판 달기, 하이브리드 연료차 사기 등 생활방식 몇 가지만 바꾸면 된다.

소비자의 이런 선택은 산업계에 상당한 압력을 가해 기업들로 하여금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청정 발전 기술로 전향하도록 강제할 것이며, 이로 인한 가격 인하는 '세계의 굴뚝' 중국과 인도도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에 동참하도록 유인할 것이다. 지구를 구하는 건 '슈퍼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다.

"책의 마지막 구절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가장 흥미진진한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운명에 처해 있어요. 우리가 기후창조자이며, 생물다양성과 문명의 미래가 우리의 행동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유엔 "100년간 지구 0.74도 상승" 발표
일각 '지구온난화 위기 과장설' 잠재워

●기후변화를 둘러싼 논의들

거의 모든 자연재해의 원인인 기후변화. 하지만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과학자들은 지구가 뜨거워지는지 식는지 언쟁을 벌일 정도였다. 1975년에야 정교한 컴퓨터 모델들이 처음으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량이 2배 늘어나면 지구의 기온이 약 3도 올라간다는 결과를 내놓았지만, 학계와 시민사회의 반응은 냉담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 인식이 본격화한 건 1988년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유엔 산하 정부간기후변화협의체(IPCC)가 출범하면서부터. 하지만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협약이 채택된 1992년에도 화석연료가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라는 가설은 과학계의 심각한 회의에 부딪쳤다.

지구 평균 온도가 지난 100년간 0.6도 상승했다는 IPCC의 3차 보고서가 발표된 2001년에도 기후변화를 염려하는 것은 여전히 낯선 일이었으며, 미국 부시 행정부는 이런 회의론에 편승해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국면은 반전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이 임박했음을 경고하는 모집 라티프의 <기후의 역습>(2003), 로버트 헌트의 <2030 기후대습격>(2003), 엘리자베스 콜버트의 <지구재앙보고서>(2006) 같은 책들이 쏟아지면서 경각심이 고조됐다.

특히 2006년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펴낸 <불편한 진실>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한편에선 지구온난화 위기가 과장됐으며, 심지어 조작됐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회의적 환경주의자>(2001)의 저자 비외른 롬보르 덴마크 코펜하겐대 교수와 기상학자이자 미국 일기예보 전문회사인 웨더채널의 창립자 존 콜먼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후변화를 막는 데 쓸 돈으로 말라리아 같은 질병을 뿌리뽑는 것이 인류에 보다 바람직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존 콜먼은 앨 고어가 정치적 목적으로 환경 이슈를 이용했다고 비난하며 그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까지 했다. "지구 온난화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기사건이 될 것"이라는 CNN 진행자 글렌 벡의 앨 고어 비판도 유명한 일화.

하지만 2007년 11월 지난 100년간의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0.74도로 수정, 추산한 IPCC의 4차 종합보고서가 발표되면서 과학적 논란엔 사실상 종지부가 찍혔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금세기 말이면 지구 평균 온도가 1.1~6.4도 상승하리라는 예견은 이제 자명한 과학적 사실로 취급된다. 지난 8일 열린 G8 확대 정상회의는 지구 온도 상승을 21세기 말까지 산업화 시기 이전인 100년 전 기준으로 2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