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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기밀문서 등 백제목간 28점 공개

monocrop 2009. 6. 3. 13:46

기밀문서 등 백제목간 28점 공개

연합뉴스 | 입력 2009.06.03 09:15 | 수정 2009.06.03 09:16




나주 복암리 유적 출토, 60㎝ 목간 포함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지방 관청에서 공납과 그 과정을 기록하거나 관청에서 문서나 물건을 운송할 때 기밀 유지를 위해 사용한 백제 목간이 공개됐다.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성범)는 나주 복암리 고분군(사적 404호) 주변 지역에 대한 지난해 발굴조사에서 이미 공개한 3점 외에도 28점의 백제목간이 더 있음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보존처리를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 의뢰, 최근 완료했다고 3일 말했다.

김 소장은 "이로써 복암리 유적 출토 목간은 총 31점으로 집계됐다"면서 "이는 지금까지 백제지역 중 목간 출토량이 가장 많은 부여 능산리사지(37점) 다음으로 많은 수량"이라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이번에 공개한 목간은 "백제의 중앙이 아닌 지방에서 발견된 목간인 데다 무엇보다 그 종류와 내용이 다양해 백제사, 특히 백제 지방통치제도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들 목간은 복암리 고분군 인접 지점에서 드러난 지름 5.6m, 깊이 4.8m 가량 되는 백제 사비시대(A.D. 538-660년) 대형 원형 수혈유구(일종의 구덩이)에서 일괄 출토됐다.

새로 공개한 28점 중 13점은 묵서(墨書.묵글씨)가 잘 남아있고 판독이 가능하며 그 종류는 문서목간, 물품 꼬리표(付札) 목간, 중국에서는 봉검(封檢)이라 하는 문서 봉함 목간(封檢), 다면(多面) 목간(나무 여러 면을 깎아 글씨를 쓴 목간), 습자(習字) 목간(글씨 연습용) 등을 포괄한다고 김 소장은 말했다.

이 중 한 목간은 길이 60.8㎝, 너비 5.2㎝, 두께 1㎝로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토된 목간 중 가장 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목간에는 총 57자에 이르는 묵서가 씌었다고 추정되며, 그 중 '수미지…'(受米之…), '공지'(貢之) 등과 같은 문구가 확인된다.

김 소장은 "이는 지방 관청에서 공납과 그 과정을 기록한 행정문서 목간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국내 최초로 출토된 봉함목간은 주로 관청에서 물건이나 문서 꾸러미를 운송할 때 기밀 유지를 위해 봉투처럼 사용한 것이라고 김 소장은 덧붙였다.

나아가 신라의 촌락문서에 대비되어 백제의 촌락문서 정도라고 할 수 있는 목간도 발견됐다.
이 목간에는 '대사촌'(大祀村)이라는 마을의 인명과 가축 실태, 그리고 수전(水田.논), 백전(白田.미상), 맥전(麥田.보리밭 혹은 보리논) 등과 같은 토지의 경작 형태를 보여주는 내용과 더불어 '형'(形)이라는 토지 단위 및 '72석(石)' 등의 소출량이 보인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이런 내용은 "백제 경제사 연구에 획기적인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고 김 소장은 설명했다.
나아가 '병지'(幷之.아우르다)처럼 문장이 끝났음을 의미할 때 사용한 글자(혹은 부호)인 '之'라는 백제식 이두 표현이 보이며 다른 한 쌍의 목간에서는 태극문양이 확인됐다.

이 태극문양은 경주 감은사지 장대석에서 확인된 국내 최고(最古)의 태극문(682년)보다 앞서는 것으로 주역이나 오행(五行), 혹은 그와 밀접한 도교사상의 흔적을 말해주는 자료로 추정된다.

이들 목간은 함께 출토된 백제시대 토기와 기와 등으로 볼 때 7세기 초 유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연구소는 말했다.

http://blog.yonhapnews.co.kr/ts1406
taesh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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