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산업 디자인 제국의 황제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의 모든 것을 들려주는 평전이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세계 각 국에서 수많은 마니아들을 이끌고 다니는 스탁의 대표작들과 디 자인 철학을 컬러 화보와 함께 소개한다. 스탁이 직접 추린 작품 들이다.
이 책은 서문이나 추천사 등 군더더기도 없다. 저자가 아닌 책의 주인공이 서문 아닌 서문을 썼다. 또 여타의 전기문이나 평전처 럼 연대기적으로 전개되지도 않는다. 기존 책이 보여주는 스타일 을 뒤집기한 것이다. 사진 한장과 함께 스탁의 수필 ‘이 레몬 착즙기를 썩 좋다고 할 수 없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그래서 아무렇게나 펼쳐도 ‘스탁 스타일’을 만날 수 있다 .
이 책에서 스탁은 ‘어떤 경우에도 창조를 위한 창조를 하지 않 는다’고 강조한다. 또 ‘스탁 스타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 한다. 디자이너 황제의 겸손이 아니라 비디자인 개념을 도입한 그의 생각을 그대로 표출한 것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지금 ‘스탁의 침대에서 자고, 스탁의 의자 에 앉아, 스탁 레몬 착즙기로 만든 주스를 마시고 스탁이 인테리 어한 식당과 나이트클럽에서 밥을 먹고 하루를 끝낸다’고 할 정 도로 ‘스탁 스타일’에 빠져 있다. 저자는 스탁의 친한 동료이 자 프리랜서 기고가이다. 디자인 전공자가 아닌 직장인들도 한번 볼만한 책이다. 오숙은 옮김.
김순환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