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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현대차 공장-연 15만대, 상크페테르부르크

monocrop 2010. 9. 24. 10:03

 

 러시아 현대차 공장-연 15만대, 상크페테르부르크

[Why 뉴스]푸틴이 현대車 '쏠라리스' 몬 까닭은?

노컷뉴스 | 입력 2010.09.24 08:03  /

[CBS산업부 정재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추석 연휴기간이던 지난 21일,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 카멘카에 연 생산 15만대 규모의 러시아 공장을 준공했다.

200만㎡, 60만평의 부지 위에 11개 협력사 공장이 함께 들어선 외국업체 최초의 전 공정을 갖춘 완성차 공장으로 러시아 시장 정복을 노리는 현대차의 전진기지다.

특히, 현대차 러시아공장 준공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연방 총리가 참석해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 why스 > 는 푸틴 총리가 현대차 러시아공장 준공식을 직접 찾은 이유를 알아본다.

▶ 푸틴 총리의 준공식 참석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되지 않았나?

= 그렇다. 현대차 러시아공장 준공식은 지난 21일 추석연휴기간에 열렸다.

고향을 찾아 민족의 대이동이 있는 기간인만큼 현대차로서는 기사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는 이 기간을 피하는 게 상식이다.

따라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러시아 정부 중요 인사의 일정에 맞춘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고, 푸틴 총리의 참석은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 푸틴 총리가 참석한 이유, 어떻게 볼 수 있나?

= 러시아 정부가 경제회복에 전력투구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2008년 말 세계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었다.

러시아 자동차시장만 보더라도 2008년 290만대가 판매되며 세게 5위 시장으로 급부상했지만 지난해에는 절반 수준인 147만대로 판매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10위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는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고용유발 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에 대해 강력한 자국업체 보호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입관세를 25%에서 30%로 올렸고 올해는 보유 차량이 10년이 넘은 경우 러시아에서 생산된 차량을 구입하면 5만 루블, 우리 돈으로 190만원을 보조하는 폐차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총 5억 달러, 5천800억원을 투자해 부품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5천300여 명의 현지 직원을 고용하는 현대차 러시아공장에 푸틴 총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 보도를 보면 실제로 깊은 관심을 보인 것 같다.

= 그렇다. 푸틴 총리는 준공식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현대차가 러시아 공장을 준공한 오늘은 매우 기쁘고 의미있는 날"이라고 축사를 시작했다.

푸틴 총리는 "현대차 러시아 공장은 러시아에 첨단기술과 수준높은 생산문화를 도입했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조세수입 등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러시아 경제 활성화에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면서 "현대차의 다른 해외공장보다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현대차와 러시아 정부의 러시아공장 투자협정 체결은 푸틴 총리가 대통령 시절이던 2007년에 있었다. 푸틴 총리는 이 점을 언급하면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약속을 지킨 정몽구 회장 등 현대차 측에 따로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푸틴 총리는 이어, 준공식에서 처음 공개된 러시아 공장 생산 1호 전략 소형차인 '쏠라리스'를 조수석에 정몽구 회장을 태우고 직접 운전하고 차량에 서명을 했다.

공장 실내 생산라인을 한 바퀴 도는 것이었는데도 유도와 스키 등을 즐기는 스포츠맨답게 꽤나 빠른 속도로 운전을 해 취재기자들과 경호원들을 당황케하는 가벼운 소동을 빚기도 했다.

▶ 푸틴 총리의 현대차 공장 방문이 2년 뒤에 있을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 그렇다. 현 대통령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12년 5월에 끝난다.러시아 대통령 선거는 3월에 있을 예정이다.

푸틴 총리는 지난 2000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러시아연방 3, 4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푸틴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것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것이었다. 러시아 헌법상 3연임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대통령직을 물려주기는 했지만 다음 대통령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푸틴 총리는 지난 6일 2014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소치에서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은 네 번이나 연임했다"면서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 임기가 4년에서 6년으로 늘어나 다시 당선되면 앞으로 12년을 더 집권할 수도 있다.

현재 지상과제인 경제살리기에 전념하는 모습을 러시아 국민들에게 보이는 것은 차기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필수적인 행보라고 볼 수 있다.

현대차 러시아공장 준공식은 러시아 정.재계 관계자들과 취재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 푸틴 총리는 어떤 인물이고 러시아에서 현재 위상은 어떤가?

=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올해 58세로 현대차 공장이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법대를 졸업한 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전신인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에 몸을 담고 동독 등에서 활동을 했다.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 당시 KGB 신분증을 불태우고 가까스로 무사히 귀국한 푸틴은 상트페테르부르크시 공무원으로 지내다 보리스 옐친 초대 러시아 대통령의 눈에 들어 1996년 대통령 총무실 부실장으로 중앙정치 무대에 등장하게 됐다.

이후 대통령 행정실 제1부실장과 FSB 국장을 거쳐 옐친 대통령의 정적 제거 등에 공을 세우며 1999년 8월 총리에 전격 지명됐고 4개월 뒤 전격 사임한 엘친 대통령의 지명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고 이듬해 대선에서 승리해 러시아 3대 대통령으로 취임하게 된다.

푸틴은 그러나, 취임 3개월만에 노르웨이 해안에서 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침몰해 승조원 118명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를 맞게 된다. 이 사건은 잠수함에서 침몰한 뒤 쓴 것으로 보이는 장교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천안함 사건 당시 침몰 이후 생존 가능성과 관련해 우리에게도 알려졌다.

푸틴은 이 사건으로 최대 정치적 위기에 몰리게 되지만 유가족가 오열하는 모습 등으로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이를 극복하고 이후 강력한 통치체제 구축과 특유의 카리스마로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자신의 후계자 메드베데프에게 대통령 자리를 물려준 이후에도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외교권을 이양받는 등 사실상의 상왕(上王)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푸틴 총리는 현대차 공장 준공식에 예정보다 1시간45분이나 늦게 도착했지만 행사 참석자 700여 명은 군소리 없이 기다렸고, 한 20대 여성은 푸틴 총리의 축사를 노트북으로 받아적던 기자에게 키보드 치는 소리가 크게 난다며 주의를 주기도 했다.

▶ 푸틴 총리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두 사람은 어떤 인연을 갖고 있나?

= 앞서 푸친 총리가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법대를 나왔다고 소개했는데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같은 대학 법대를 나왔다. 동향이자 동문이다. 푸틴 총리가 12년 선배다.

두 사람은 대학 은사였던 아나톨리 소브차크 상트페테르부르크 초대 민선시장의 선거캠프에 참여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시 행정부에서 5년간 함께 일했던 두 사람은 소브차크 시장 퇴임 이후 연방정부와 대학에서 다른 길을 걸었지만 푸틴은 대통령에 당선되자 메드베데프를 정계로 불러들였다.

메드베데프는 제1행정부실장과 국영 천연가스회사인 가즈프롬 사장, 제1부총리 등을 거쳐 2008년 5대 러시아 연방 대통령에 당선됐다.

메드베데프가 대통령으로서 처음 한 일은 취임식에서 푸틴을 총리로 지명한 것이다.

▶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둘 사이에 금이 가는 모습이다.

= 그렇다. 푸틴 총리는 이미 수차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현대차 공장 준공식 참석에 앞서 이달 초에는 기아차를 조립생산했던 이즈아브토 공장을 방문해 기아차 관계자에게 조립생산 재개를 요청했다.

또 산불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에는 직접 소방용 항공기를 타고 진화작업에 나서는가 하면 시베리아 횡단 고속도로를 직접 소형차로 달리고 캄차카해 고래 수색작업에 참여하는 등 사전 운동에 나서고 있다.

조용히 임기를 마치고 스승 푸틴에게 자리를 되돌려줄 것 같았던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홀로서기'를 시도하더니 급기야는 푸틴의 정책에 반기까지 들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달초 야로슬라블에서 정치 분야의 '다보스 포럼'으로 키우기 위한 세계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전 세계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특히, 푸틴 총리가 관할하는 산림청과 그가 만든 산림보호법의 개편 필요성, 그리고 푸틴 총리가 발표한 곡물 수출금지 조치의 조기 해제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푸틴 총리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차기 러시아 대선은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도 제3의 인물로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정치적 사제로 찰떡궁합이었던 두 사람의 승부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일거수 일투족이 러시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 총리의 준공식 참석은 현대차로서는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간절하게 바라던 바)이 이뤄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floy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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