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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출신 이준혁씨-기존보다 1천배 강한 다강체 '꿈의 소자' 연구

monocrop 2010. 8. 23. 11:18

강력한 '강자성 강유전체' 물질 화제

연합뉴스 | 입력 2010.08.23 06:09

기존보다 1천배 강한 다강체 '꿈의 소자' 성큼

서울대 출신 이준이준혁, 강자성혁씨 주저자 네이처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 '별 볼일 없는(boring) 물질도 늘리면 전자혁명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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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시아ㆍ태평양이론물리센터(APTCP)에 따르면 세계적 권위를 가진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는 19일자 최신호에서 강유전성이나 강자성이 없는 결정에 응력을 가했을 때 다강체로 변하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연구논문을 실었다.

'스핀-격자 결합으로 생성된 강력한 다강체'란 제목의 이 논문은 유로피움 티타네이트(europium titanateㆍEuTiO3)란 초박막 산화복합물이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의 강자성 강유전체 물질보다 1천배는 더 강한 전자기적 성질을 보이는 물질로 변했다는 내용이 핵심을 이룬다.

논문에 따르면 EuTiO3 물질은 그 자체로는 별 볼 일 없지만, 나노 크기로 얇게 잘라 특별하게 디자인된 산화물 디스프로시움 스캔데이트(dysprosium scandate) 기판 위에서 늘리게 되면 엄청난 장력을 받아 기판의 원자들과 함께 배열되는 방향으로 그 결정구조가 변했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출신으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재료공학과에서 박사과정 졸업을 앞둔 이준혁씨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또 미국 코넬대학 재료과학연구센터, 오하이오주립대학, 아르곤국립연구소 등 여러 연구기관의 유명 교수들이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강유전성(强誘電性ㆍFerroelectric)은 외부에서 전기장이 가해지지 않아도 전기적 분극을 유지하는 특성을, 강자성(强磁性ㆍFerromagnetic)은 외부 자기장이 없는 상태에도 자기화되는 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각각 가리킨다.

자연에서 이처럼 강유전성과 강자기성을 동시에 갖는 물질은 매우 희귀한데, 이른바 다강체(Multiferroic) 물질은 강유전성과 강자성의 성질을 동시에 갖는 특성으로 '전자산업의 혁명가들이 꿈꾸는 물질'로 불린다.

이런 '매직 물질'은 저전력, 고감도 자기 기억소자, 자기센서 또는 마음대로 조절가능한 마이크로웨이브 소자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자성과 강유전성에 대한 연구는 1966년 첫 물질 니켈 보라사이트를 발견하며 시작됐다. 그때부터 과학자들은 몇 가지 강자기ㆍ강유전 물질을 추가로 발견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니켈 복합물보다 더 강한 물질은 없었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재료공학과 대럴 슐롬 교수는 "기존 연구자들은 엄청나게 희귀한 형태의 강자성 강유전체를 바로 찾으려고 했다"고 그간의 연구상황을 전했다.

공동저자인 코넬대학 응용공학물리학과 크레이그 페니 교수는 "우리들의 전략은 제1원리 이론을 이용해 주위에 흔하게 있는 물질, 즉 강유전체도 강자성체도 아닌 물질을 찾아서 이 가운데서 늘리거나 압축할 때 새로운 성질을 보여줄 수 있는지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새 접근은 '별 볼일 없는' 유로피움 티타네이트를 이용해 현실화하는 연구로 이어졌고 차세대 기억저장 소자, 자기장 센서 등 오랜 시간 꿈꾸던 전자소자들을 개발하는 데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란 평가다.

특히 이번 연구와 동일한 '디자인 물질' 방식으로 좀 더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강자기 강유전체를 찾아낼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논문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하 269도의 매우 낮은 온도에서 수행됐다.

강자성 강유전체의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자기장을 통해 전기적 자발분극이 조절되는 성질을 갖는 물질의 발견 혹은 합성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보통 물질에서는 자석과 전하처럼 자기적 성질과 전기적 성질이 각각 분리돼 있지만, 강자성 강유전체는 메모리로 만들 경우 자기와 전기로 동시에 읽고 쓸 수 있다.

강자성 강유전체를 정보저장기기 분야에서 사용하게 되면 하드디스크와 D램의 특성을 공유하는 새로운 메모리가 가능하다. 집적도가 기존의 2배로 높아지고 하드디스크처럼 전원을 꺼도 기록이 남는다.

이와 관련, 아시아ㆍ태평양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인 포항공대 김승환 물리학과 교수는 "이번 논문은 서로 다른 종류의 물질이 힘을 받을 때 강자기성과 강유전성을 보여준다는 연구와 관련해 주목된다"고 말했다.

< 사진설명: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재료공학과 박사과정 이준혁씨 >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