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소설 펴낸 중학생 이소영양
연합뉴스 | 입력 2009.07.15 07:01 | 누가 봤을까? 40대 여성, 제주
"자유롭게 쓰려고 스파르타쿠스 택했어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일상적인 공부와는 다르고 흥미가 있어요. 시험을 잘 보는 건 일시적인 것이지만, 글을 쓰면 평생 내 것으로 남는 것이니까 더 뿌듯해요."
600쪽이 넘는 장편 영문 소설 '반역(Rebellionㆍ일송북)'을 펴내 화제가 된 이소영(15ㆍ대치중 3)양은 14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글쓰기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어렸을 때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던 이양은 예전에도 여러 편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적은 있지만, 완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완성돼 출간된 책을 받아보고 뿌듯했다며 웃었다.
이양은 프랑스에서 1년, 미국에서 3년간 초등학교를 다녔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던 시기에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글보다 영문으로 글을 쓰는 편이 더 친숙하다. 이 소설을 영어로 쓴 것도 그 때문이다.
A4지로 302쪽, A5 판형으로 608쪽에 이르는 책을 쓴 비결을 묻자 이양은 "10쪽 쓰고 나니까 그만큼 쓴 게 아까워서 더 쓰게 됐고, 또 몇 십쪽을 썼더니 아까워서 더 쓰게 됐다"고 솔직한 답을 내놓았다.
이양이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쓰기 시작해 2학년 여름방학 때 탈고한 '반역'은 고대 로마 스파르타쿠스 전쟁(제3차 노예전쟁)을 소재로 한 팩션이다. 역사적인 사실과 이양의 상상력이 섞인 이 소설은 젊은 로마 귀족 옥타비우스가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와 친구가 되고, 노예 반란이 일어나자 고뇌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다.
이양이 로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도 10대 소녀답게 귀엽고 순수했다. 어렸을 때 읽은 책의 주인공 강아지 이름이 나폴레옹이었는데, 그게 '멋있어 보여' 분양받은 앵무새 이름을 카이사르라고 지었다. 그러고 나니 카이사르가 어떤 인물인지, 로마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일단 역사 소설을 많이 읽었고요, 카이사르가 갈리아 전쟁에 대해 쓴 글도 읽었어요. 인터넷 백과사전도 많이 찾아보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BBC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어요."
그러나 더 관심이 있었던 카이사르보다 스파르타쿠스를 주인공으로 택한 것은 소설을 쓰면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다는 당찬 이유 때문이었다.
"소설을 쓸 때 역사적 기록이 너무 많으면 불편하잖아요. 비슷한 시기인데도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고증은 별로 없더라고요.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의 주된 전개는 최대한 역사적 사실을 유지했지만, 노예들이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상상해서 썼어요."
소설이 완성되자 자신의 컴퓨터에만 간직하고 있는 게 아쉬워진 이양은 외국 출판사 40여 곳에 이메일을 보냈고, 한 곳에서 "소설 일부를 보내달라"는 답장을 받았다. 그때 이양 어머니가 한국 출판사 일송북과 접촉해 출간이 성사됐다.
일송북의 요청으로 감수를 맡은 오영숙 전 세종대 총장은 추천사에서 고급 영어 구사력과 해박한 역사 지식수준, 용기와 끈기를 높이 사면서 "어린 작가의 그 모든 장점을 한 단어로 뭉뚱그려 부른다면 '천재성'이란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양은 책이 마음에 드느냐는 물음에 책 표지에 쓰인 '영재 소녀'라는 말만 빼고 다 마음에 든다고 말할 정도로 '영재'나 '천재'라는 수식어에 손사래를 쳤다.
"'영재 소녀'라는 말은 출판사에 꼭 빼 달랬는데 안 빼주셨더라고요. 책을 쓸 만큼 영어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저 말고도 많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없으니까 안 쓰는 거죠. 그런데 영재라고 하니까 부담스러워요. 뭐, 그것 빼고는 다 좋아요. (웃음)"
cheror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일상적인 공부와는 다르고 흥미가 있어요. 시험을 잘 보는 건 일시적인 것이지만, 글을 쓰면 평생 내 것으로 남는 것이니까 더 뿌듯해요."
600쪽이 넘는 장편 영문 소설 '반역(Rebellionㆍ일송북)'을 펴내 화제가 된 이소영(15ㆍ대치중 3)양은 14일 연합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글쓰기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양은 프랑스에서 1년, 미국에서 3년간 초등학교를 다녔다. 본격적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하던 시기에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글보다 영문으로 글을 쓰는 편이 더 친숙하다. 이 소설을 영어로 쓴 것도 그 때문이다.
A4지로 302쪽, A5 판형으로 608쪽에 이르는 책을 쓴 비결을 묻자 이양은 "10쪽 쓰고 나니까 그만큼 쓴 게 아까워서 더 쓰게 됐고, 또 몇 십쪽을 썼더니 아까워서 더 쓰게 됐다"고 솔직한 답을 내놓았다.
이양이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쓰기 시작해 2학년 여름방학 때 탈고한 '반역'은 고대 로마 스파르타쿠스 전쟁(제3차 노예전쟁)을 소재로 한 팩션이다. 역사적인 사실과 이양의 상상력이 섞인 이 소설은 젊은 로마 귀족 옥타비우스가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와 친구가 되고, 노예 반란이 일어나자 고뇌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다.
이양이 로마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도 10대 소녀답게 귀엽고 순수했다. 어렸을 때 읽은 책의 주인공 강아지 이름이 나폴레옹이었는데, 그게 '멋있어 보여' 분양받은 앵무새 이름을 카이사르라고 지었다. 그러고 나니 카이사르가 어떤 인물인지, 로마가 어떤 곳인지 궁금해졌다는 것이다.
"일단 역사 소설을 많이 읽었고요, 카이사르가 갈리아 전쟁에 대해 쓴 글도 읽었어요. 인터넷 백과사전도 많이 찾아보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BBC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어요."
그러나 더 관심이 있었던 카이사르보다 스파르타쿠스를 주인공으로 택한 것은 소설을 쓰면서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고 싶었다는 당찬 이유 때문이었다.
"소설을 쓸 때 역사적 기록이 너무 많으면 불편하잖아요. 비슷한 시기인데도 스파르타쿠스에 대한 고증은 별로 없더라고요. 더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야기의 주된 전개는 최대한 역사적 사실을 유지했지만, 노예들이 '왜' 그랬는지에 대해서는 상상해서 썼어요."
소설이 완성되자 자신의 컴퓨터에만 간직하고 있는 게 아쉬워진 이양은 외국 출판사 40여 곳에 이메일을 보냈고, 한 곳에서 "소설 일부를 보내달라"는 답장을 받았다. 그때 이양 어머니가 한국 출판사 일송북과 접촉해 출간이 성사됐다.
일송북의 요청으로 감수를 맡은 오영숙 전 세종대 총장은 추천사에서 고급 영어 구사력과 해박한 역사 지식수준, 용기와 끈기를 높이 사면서 "어린 작가의 그 모든 장점을 한 단어로 뭉뚱그려 부른다면 '천재성'이란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양은 책이 마음에 드느냐는 물음에 책 표지에 쓰인 '영재 소녀'라는 말만 빼고 다 마음에 든다고 말할 정도로 '영재'나 '천재'라는 수식어에 손사래를 쳤다.
"'영재 소녀'라는 말은 출판사에 꼭 빼 달랬는데 안 빼주셨더라고요. 책을 쓸 만큼 영어 실력이 뛰어난 아이들은 저 말고도 많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없으니까 안 쓰는 거죠. 그런데 영재라고 하니까 부담스러워요. 뭐, 그것 빼고는 다 좋아요. (웃음)"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