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끌적거림

[스크랩]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1부)~(8부)~

monocrop 2009. 6. 14. 17:46

..............................

다시 여러 번 읽어봐도.... '~하다'가 아니라 '~받다.' 였다....

.....^^

.............................................................................................................................................................Mimesis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글 : 박철현

http://v.daum.net/link/3408407/http://www.jpnews.kr/sub_read.html?uid=597

 

목   차

 

1부   여친 왈 "처음엔 인상 더러운 정체불명 오타구였죠."

2부   여친의 질문공세 "왜 아는 거죠? 왜? 어떻게 당신이..."

                                                            3부   아내를 사로잡은 "걱정했어요. 일주일간. 많이"

4부   "보고 싶어요. 당신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5부   "한국 남자들은 다 그래?"  

6부   일본인 여친의 아버님을 만나다!   

7부   일본인 여친의 아버지 "자네가 좀 가르쳐주지 그래?"    

8부   일본 여친과 동거를 시작하다. 그리고... New Update!

 

(계속)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1부)

여친 왈 "처음엔 인상 더러운 정체불명 오타쿠였죠"
 
박철현 기자
일본에 온지 8년째인 나는 일본인 여성을 만나 7년전에 결혼했다. 웬만하면 적응될 만도 한데 아내나 처가쪽 식구들, 아내의 친구들을 만나면 여전히 놀랄 때가 있다. 
 
아내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전형적인 일본인에 속한다. 그런 아내가 갑자기 외국인(나)과 결혼한다고 했을때 다들 걱정했다고 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아내의 죽마지우는 "너 잘 알아보고 결혼해야지. 사기결혼이면 어떡할려고?"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하긴 사귄지 한달만에 동거를 했고, 또 6개월만에 결혼한다고 하니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다. 또 혼인신고를 한 2002년 8월 22일은 내 비자가 끊기는 9월 12일의 불과 20일전이었다.
 
친구들 입장에서 본다면 어떻게든 비자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제3세계 외국인의 위장결혼작전에 가련한 일본인 여성이 속아 넘어간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상상해도 충분했다. 게다가 저번 글 "일본경찰들 제발 반말 좀 하지 맙시다"에서 밝혔듯이, 상당히 더러운 내 인상도 그 시나리오에 일조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절대 생각조차 못했을 아내와 나만의 비화가 있다. 지금도 내 머리속에 선연히 남아있는, 마치 한여름밤의 꿈같은 얘기일 수 있는데, 그걸 지금부터 좀 풀어보려 한다.
 
혼자서 나대기 시작하면 지는거다. 쿨해지자.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일본에 왔던 2001년 당시 기숙사나 일본어 학교의 한국애들은 거의 대부분이 일본여자와 사귀고 싶어했다.
 
사귀고 싶어했던 목적도 다들 제각각이라서 뭐라 표현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암튼 개중에는 "우리가 당한 걸 생각하면 일본여자를 정복해서 복수해야 한다"는 극우(?)도 있었고 "아야나미 레이(신세기 에반게리온) 같은 여자만 있다면 모든 걸 바칠꺼야"라는 오타쿠도 있었다.
 
이런 식의 극단적인 게 아니더라도 "일본어 회화를 배우려면 역시 일본녀랑 사귀는 게 좋겠지?"라는, 사랑이나 연애보다 일본어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아이들도 꽤 있었다.

내 주위만 그럴 수도 있는데 이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지난 8년간 살아오면서 만난, 이제 처음으로 일본에 발을 디딘 후배들 중에 "일본여자랑 어떻게 하면 사귈 수 있어요?" 라고 물어오는 녀석들이 꽤 많았기 때문이다. 하긴 내가 일본인과 결혼을 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물어올 수가 있다. 
 
나에게는 이런 질문이 마치 국적보고 사귄다는 말처럼 들려 짜증날 때도 많았다. 이건 아내의 친구들이 걱정했던 "사기결혼"과 거의 비슷한 말이기도 한데, 그러니까 사귄다는 행위에 왜 '국적'이라는 요소가 들어가냐는 불만에서 오는 거다.

하지만 나도 2001년 당시에는 일본인들과의 술자리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기억이 난다. 아, 물론 일본녀를 사귀자는 목적보다는 그냥 일본인들이 무슨 생각가지고 살아가는지는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가진 술자리 거의 대부분이 한국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라서 무진장 재미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여자애들 끼어 있는 술자리에서 절대 금기시되는 군대 이야기가, 이쪽에서는 엄청난 동경의 시선을 받는 안드로메다 차원의 이야기가 된다. 이건 누구보다도 냉철한 지금 아내에게도 해당되는 말인데, 아내는 언젠가 내 군대 이야기를 듣더니만 어느새 울듯한 표정으로 내 손을 꼭 부여잡고 이렇게 말했다.

"오빠, 살아남아 줘서 정말 고마워..."
"아, 그..그래.. "


군대 이야기는 좀 특수한 케이스니까 그렇다 치자. 하지만 재미없는 평범한 이야기라도 대부분의 일본인들, 특히 여자애들은 "아! 그래요?", "이런 이런!", "그래서요?", "우와! 그건 흥미롭네요" 등의 대꾸를 하며 고개를 끄덕거린다. 이야기 자체가 재미없어도 첫 대면에서, 게다가 그네들 입장에서는 외국인(한국인)들이 열심히 일본어를 써가며 이야기를 하는데 씹거나 흘려 듣는 건 예의에 어긋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녀가 분위기 안깨려고 넣는 추임새를 한국남이 '저 아이 나한테 관심있는거 아냐?'라고 오버할 때가 있다. 문제는 마음속으로만 오버하면 그냥 넘어갈 것을 진드기처럼 달라붙어서 "오늘 집에 가지 마요", "내가 집까지 바래다 줄께요"등의 어설픈 일본어로 '작전'에 돌입하는 녀석들이 있다는 거다. 

처음 일본에 와서 들뜬 마음에 또 일본녀랑 사귀고 싶은 것도 알겠지만, 이건 그 술자리의 분위기를 급하강시켜버림과 동시에 나라를 욕먹이는 행위라는 것을 유념해줘야 한다. 외국에 나오면 다들 국가대표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처음 만난 술자리에서 니 말에 관심 좀 기울여 줘다고 해서 그거 진짜배기아니다. 지난 8년간 수백차례의 술자리에서 수천명의 일본녀들과 썰을 풀어본 선배의 말이니까 이건 일반화시켜도 된다.

아내와의 첫 만남과 헌 책방

자, 그럼 나는 지금 아내와 어떻게 만나게 되었을까?
 
아내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는데, 매주 수요일마다 외국인에게 일본어 회화를 가르쳐 주는 볼란티어 단체에 소속되어 있었다. 아내에게서 일본어 회화를 배우고 있던 외국인은 영국인과 인도인이었고, 나는 그 옆 테이블에서 다른 선생으로부터 일본어를 배우고 있었다. 2주일, 그러니까 2번째 수요일에 통성명을 했다. 명함이나 그런게 없으니 그냥 이름만 외웠는데, 이름이 참 외우기 쉬웠다.

아내) 지난 주에도 봤죠. 매주 나오나 봐요?
나) (상당히 부족한 일본어로) 아직 한달 밖에 안되어서 회화를 좀 배우려구요.
아내) 어머! 한달 밖에 안되었다구요? 잘 하시는데요!
나) 아, 아뇨. 전혀...


세번째 줄에 주목하자. 시츄에이션만 다를 뿐 술자리에서 일본녀들의 대응과 비슷하다는 느낌 팍팍 든다. 이게 바로 일본인들의 사교성 멘트, 즉 "타테마에(建前)"다.
 
나도 사실 이때 아내의 이런 반응에 '어? 혹시?'라는 마음을 조금은 가졌었다. 그래서 이름이라도 물어보자는 용기를 낸 건데 이게 결과적으로는 '오버'가 된 셈이다.

나) 저는 박철현이라고 하는데요. 그쪽 선생님은 이름이 뭐예요?
아내) 다카하시예요.
나) 이름은요?
아내) 아! 이름...미와코예요. 한자로는 이렇게 써요. 美和子
나) 좋은 이름이네요. 아름다울 '미'에, 평화할 때 '화'에 아이(子). 그러니까 아름다운 평화의 아이라는 뜻이네요. 하하하.
아내) ...........아, 네....-_-


통성명만 했을 뿐인데 역효과가 났다. 그렇다고 뭐 그렇게 큰 데미지를 입은 건 아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아내와 사귈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썰렁한 공기는 눈치챘지만 그냥 마음에 안두고 넘어갔는데, 사건은 그 다음주에 터졌다.

그날따라 아내가 가르치던 영국인과 인도인이 안왔고, 나를 가르쳐주던 선생도 결석을 했다. 둘다 뻘쭘하게 있기 뭐해서 아내가 나를 가르쳐 주기로 했는데, 그날 주제가 '취미'였다.

아내) 취미가 뭐예요?
나) 영화보는 거랑 게임요. 비디오 게임.
아내) 비디오 게임이 뭐예요?
나) 선생님 그것도 몰라요? 플레이스테이션 같은거.
아내) 아...테레비 게임을 한국에선 비디오 게임이라 하는군요. 좋아하는 게임 있어요?
나) 사쿠라 대전요.
아내) .........-_-;;


아내는 나중에 '사쿠라대전'이라는 지극히 일본적인 게임을 어떻게 알고, 또 주제가까지 부를 수 있었던 건지 상당히 신기했다고 말했다. 여느 보통의 외국인들처럼 '스트리트 화이터'류의 격투게임이 나오리라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사쿠라대전'이 나오고 또 입으로는 '제국화격단'의 테마송을 흥얼거리고 있으니. 

그날 저녁 다른 볼일을 보고 전철역으로 걸어가는 데 아내가 역계단을 내려가고 있는게 보였다. 그런데 순간 뭐라 불러야 될지 감이 잘 안와, 수업중에는 선생이라고 부른다, 엉겁결에 뒤에다 대고 이름을 불러 버렸다. "미와코"라고. 그러자 불에라도 덴 듯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본 아내는 이렇게 물어왔다.

아내) 내 이름 기억하고 있었어요?
나) 그럼요. 아름다운 평화의 아이잖아요. 미와코.
아내) ................-_-;;;


공교롭게도 아내가 살고 있던 집은 당시 내가 거주하던 기숙사와도 얼마 떨어지지 않았었고, 물론 같은 전철역이었다. 기숙사까지 같은 방향이었고, 아내는 기숙사에서 조금 더 걸어야만 했다.
 
전철안에서 게임에 관한 이야기를, 또 꺼내는 나를 보고 아내는 점점 가까이해서는 안될 사람, 즉 '이상한 외국인 오타쿠'라는 심증을 굳혀 갔다고 한다.(일본녀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떤 한 주제만 자꾸 이야기하면 오타쿠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 기억해 두자. 다양한 꺼리에 대해서 썰을 풀 수 있도록 평소 내공을 쌓아놓자)
 
전철에서 내려 어쩔 수 없이 같이 걸어가게 되었는데, 아내가 갑자기 "나, 헌 책방에 들러야 하는데요"라고 말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물론 '나 너랑 같이 가기 싫거든. 먼저 좀 짜져 줄래?'라는 의미지만, 나는 별 생각없이 "우와! 일본의 헌 책방 한번도 안 가봤는데 나도 한번 가보고 싶어요"라고 응대하고 말았다. 그때 아내의 그 굳은 표정을, 나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정말 역사는 아주 엉겁결에 너무나 사소한 곳에서 문득 이루어진다.

나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역사의 우연적 요소를 부정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가령 세계 1차대전의 원인이 오스트리아의 황태자가 사라예보의 한 청년에 살해되었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는 그런 것들. 어차피 황태자가 살해당하지 않아도 구조적으로 그러한 전쟁은 일어났을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날 정말 별 생각없이 꺼낸 "헌책방 가보고 싶어요!"라는 말 때문에 우리 둘은 사귀게 되었고, 결혼도 했고 또 아이도 둘이나 낳게 되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한 말인데 말이다.
 
아내와 만난지 만 7년이 지난 지금도 간혹 그때 일을 떠올린다. 그때 만약 아내와 함께 헌 책방에 안 갔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 라는 공상과 함께 말이다. (2부로 이어짐)
 
▲ 그날 헌 책방을 갔기 때문에 이 아이들도 태어날 수 있었다    ©JPNews
기사입력: 2009/06/14 [03:48]  최종편집: ⓒ 제이피뉴스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2부)

여친의 질문공세 "왜 아는 거죠? 왜? 어떻게 당신이..."

 

 

http://v.daum.net/link/3408407/http://www.jpnews.kr/sub_read.html?uid=597

(이 글은 연재형식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읽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이해못할 확률이 꽤 높으니, 이점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일본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1부)



헌 책방까지 따라 가겠다는 나의 넉살에 아내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 1부에서도 말했지만, 만약 그때 내가 "일본 헌책방 한번도 가 본적 없는데 같이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아내는 나를 '스트리트 파이터가 아닌 사쿠라 대전을 좋아하는 이상한 외국인 오타쿠'라고, 주욱 생각했을 것이 틀림없다.
 
당연히 프로포즈를 받기는 커녕 사귀는 것 자체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왜냐면 아내는 나를 이상한 외국인 오타쿠라고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타쿠를 좋은 의미로 받아 들이는 사람들도 물론 있고 또 학문적으로는 다양한 측면에서 연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각총리대신마저 오타쿠로 불리고 있을 상황인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오타쿠와 사귀고 싶어하는 일본 여자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미팅 자리에서 애니메이션이나 피규어 이야기 꺼내는 순간 장내는 얼어 붙는다. 일본어로 '히쿠(引く)'라고 표현하는데 몸과 마음이 순간적으로 강렬하게 뒤로 빠진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다.
 
할 말이 없거나 딸리면 차라리 "당신 귀엽다"를 반복하는 게 낫다. 잘나가는 호스트들이 일본여자들 유혹하는 대화의 반 이상이 "귀엽다"는 단어다. 발음도 딱 네자다. 카/와/이/이.
 
이런 가볍고 적확한 처방을 구사하는 게 아니라 되지도 않는 일본어로 아야나미 레이(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여성 캐릭터)의 붕대 패션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순간, 두번다시 당신에게 미팅 권유 전화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왜 교실에서는 물론이거니와 돌아가는 전철안에서도 줄곧 게임이야기만 했던 것일까?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내의 반응에 있었다. 앞서 말했듯이 전형적인 일본인인 아내는 외국인인 내가 짧은 일본어를 총동원해서 일본의 게임을 언급하는데 차마 무시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오! 그래요?", "아! 그건 왜 그런거죠?", "우와! 그것도 알고 있어요?"라는 반응이 나오게 된다. 아내가 이렇게 반응하니 나는 또 "그럼요!", "그건 디버깅할 때 쉽게 하려고 하는 거예요", "그럼요. 그런 우라와자(裏ワザ, 감추어진 테크닉) 모르면 이거 절대 끝까지 못가요."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빈곤의, 아니 오타쿠의 악순환이다.

그때 내가 아내의 굳은 표정을 무릅쓰고 헌책방을 따라가지 않았었다면 그 다음주에 우연히 만나더라도 '아름다운 평화의 아이'라는 장난이나 '어제 다른 게임 해봤는데 말이죠' 등만 반복했을 것이다.
 
그러면 아내는 나와 같은 전철을 타지 않으려는 작전을 세웠을 것이고, 결국 우리 둘은 그냥 매주 수요일에만 만나는 옆자리의 일본인 선생님과 이상한 외국인 오타쿠라는 관계로 설정되었을 테다.

헌책방이 결과적으로 아내와 내가 사귀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말을 앞에서 했다. 이 말은 그날 헌책방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로 인해 우리 둘의 관계설정이 180도 바뀌어져 버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  역사는 헌책방에서 이루어진다. (사진은 쥬오센 니시오기쿠보역 근처에 있는 <하트랜드>  아내와 나의 추억이 담긴 곳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종종 들르는 헌책방 겸 다방이다) 

 
지금은 햄버거 가게로 변신한 그 헌책방. 일본의 헌책방이라면 보통 북오프(book off)가 유명하지만, 아내가 즐겨찾던 헌책방은 K역 근처의 분위기 있는 곳이었다. 지명을 말해 버리면 신비로움이 사라질 것 같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못하겠다.
 
다만 도쿄 쥬오센(中央線)의 K역이라는 것만 알아달라. 도쿄에 거주해 본 경험이 있는 독자들이라면 쥬오센 특유의 문화적 향기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카노의 브로드웨이, 코엔지의 중고옷 가게들, 아사가야의 쥬오도오리 상점가, 젊음이 넘치는 키치죠지, 문화의 거리 미타카, 프로덕션 IG와 다츠노코가 있는 고쿠분지 등.

아내가 주로 가던 헌책방도 그런 류의 곳이었다. 빽빽하게 들어찬 영화서적과 음반들. 덴키 그루브와 블루 하츠가 번갈아 가며 울려 퍼지던 곳. 서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말자 눈에 들어와 박히는 영화잡지 컷(CUT)과 키네마 쥰보의 백넘버.

나) 우와, 이런 데 나 정말 좋아하는데!
아내) 아..그래요...? (피식)


피식, 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아내는 분명히 '피식' 웃은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땐 헌책방의 분위기에 눈이 팔려 그런 아내의 소소한 얼굴표정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명색이 영화연출 전공자다. 마치 보물을 발견한 기분에 빠져 들어 아내를 놔두고 나 혼자 서점을 빙 돌았다.

황홀했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세계, 오오시마 나기사의 "제국" 시리즈, 오즈 야스지로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명작 컬렉션. 어두컴컴한 학교 자료실에서나 봤던 '요짐보'와 '거미집의 성' VHS 테이프가 200엔에 떨이 처분되고 있었던 건 지금도 선연하게 기억날 정도다.

그러나 나는 당시만 하더라도 이것들을 읽거나 또 보는 것이 불가능했다. 영화평을 읽을 정도의 일본어 수준이 되려면 적어도 2년은 수행해야 하며, <키네마 쥰보>를 제대로 읽으려면 3년 이상은 일본어를 공부해야 한다. 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보물들이 널려져 있어도 말그대로 그림의 떡이었다. 갑자기 일본어 공부가 하고 싶다는 욕망이 물밀듯 밀려왔다.

그렇게 한 10분 정도 서점을 둘러본 나는 서점 문 바로 안쪽에서 무언가를 읽고 있는 아내쪽으로 걸어갔다. 혹시 아내가 계속 있을 것이라면 먼저 기숙사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다.
 
한발 두발 아내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아내는 완벽하게 독서에 빠져 있었다. 아무런 미동조차 없었다. 꽤 가까이 접근했을 때 아내가 읽고 있던 책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어떤 사람의 사진이 커다랗게 표지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무심결에 말을 꺼냈다.

나) 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네...

아내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영화적으로 표현한다면 슬로우 모션이 어울릴 법한 장면이다. 그녀의 얼굴이 앞서의 '피식'과는 전혀 다른 진지한 표정이다.

아내) 왜 알아요?
나) 예? 왜 알긴요. 그냥 알죠. 영화도 좋아하는데...
아내) 왜요?
나) 예? 그게 그러니까...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 감이 안 왔다. 아니 그것보다 아내의 반응이 이해가 안되었다. 영화감독을 아는데 '왜'라고, 그것도 두번이나 물어보는 시츄에이션, 좀 웃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아내의 눈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나) 이란이나 이쪽 제3세계 영화 많이 보거든요. 일본말로 뭐라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는 제가 좋아하는 영화 베스트 10에도 들어가요. 숙제때문에 막 친구 찾아 삼만리 떠나는 영화, 그외에도...

한참 설명을 하고 있으려니까 아내가 책을 나에게 건넨다. 엉겁결에 받았다. 순간 아내는 몸을 돌려 서점 밖으로 뛰쳐 나갔다. 어떤 상황인지 감이 안 잡혀서 한 5초정도 멍하게 서 있던 나는 일단 아내를 쫒아가야 겠다는 생각에 뒤따라 나갔다.
 
오른쪽, 없다. 왼쪽 없...아! 있다. 그런데 뛰고 있다. 마치 도망가는 듯이 말이다. 어느샌가 아내를 뒤쫓고 있는 나. 지나가던 사람들의 부러운, 혹은 부끄러운 시선을 느끼면서 나는 아내의 어깨를 잡아 세웠다.

나) 참나, 갑자기 뛰어가면 어떻게 해요? 뭔 일 있었어요?
아내) ......
나) 그럼 갑자기 왜 뛰어요. 힘들어 죽겠네.
아내) ......처음 봤어요.
나) 예?
아내)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아는 사람.


당시 아내는 키아로스타미를 가장 좋아했었다. 그런데 이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는 물론 자기 주위의 그 어떤 사람들도 키아로스타미를 몰랐었다고 한다. 영화를 좀 안다는 친구들도 제3세계 영화는 관심밖이었다.
 
시부야의 '유로스페이스', 히가시나카노의 '복스히가시나카노(현재는 포레포레)' 등 독립영화 전용상영관에서 우연히 본 키아로스타미의 영화는 아내의 감성을 지배해 버리고 말았다. 

아내가 서점을 뛰쳐 나간 이유는,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자신의 그러한 감성을 공유한 유일한 사람이 10분전만 하더라도 디버깅이 어쩌구 저쩌구를 읊어대는 오타쿠였다는 것에서 오는 충격 말이다. 실제 아내는 나중에 "그땐 정말 너무 충격이었고, 어떻게 리액션을 취해야 할지 감이 안왔었어. 일단 도망가고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라고 웃으면서 말한 적이 있다.

나) (책을 흔들며) 그런다고 갑자기 나한테 던지면 어떡해요. 쩝. 
아내) ...... 근데, 돈은 냈어요?
나) 무슨 돈?
아내) (책을 가리키며) 그거 책값. 
나) .........-_-


뛰어온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서점에 돌아가 책을 반납하고 우리는 귀가길을 재촉했다. 별빛이 쏟아지는 밤길을 걸으면서 아내는 한국에 대해서 물어왔다. 아내는 나와 만나기 전까지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몰랐고, 아마 나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한국이라는 나라에 흥미조차 없었을 것이라고, 지금도 종종 말한다. 

소설가 장정일은 <독서일기> 서문에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은 존재하지 않는 책이다. 왜냐면 내가 안 읽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경험적 인식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완벽한 '무(無)'였던 것이 어느날 갑자기 안으로 들어올 때가 있는데, 아내에게 있어 한국이라는 나라가 그랬다. 완벽하게 존재하지 않는 나라였던 것이 지금은 어디보다도 가까운 외국이 되었으니 말이다.

한국에 관해 이런 저런 말을 주고 받으며 아내의 반응이 조금은 본심(本音)을 털어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귀/엽/다는 생각도 조금은 들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전혀 아내와 사귈 생각이 없었다.
왜냐면 다른 여자친구를 사귀고 있었기 때문이다.
 
(3부로 이어짐)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3부)
아내를 사로잡은 "걱정했어요. 일주일간. 많이"
 
박철현 기자

 (이 글은 연재형식이므로 처음부터 읽지 않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오타쿠" (프로포즈 1부)
"헌책방" (프로포즈 2부)
 
일본 여자들, 아니 이건 아마 국적에 상관없겠지만 이것저것 많이 알아놓으면 손해보지 않는 건 확실하다. 잡식(雜識)이 대우받는 시대라고나 할까?
 
그때 아내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 빠져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내가 대강이나마 그의 영화를 보았고, 또 내가 이것에 관해 썰을 풀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생각해보면 운명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왜냐면 지금 아내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 별로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더이상 신작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아내가 한때의 젊은 감성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에 몰입했다는 측면도 있었다. 왜 그런 것 있지 않나? 지금 내가 빠져 있는 무언가를 주위 사람들이 몰라줄 때 느끼는 우월감과 서러움. 그 전혀 다른 이질적인 요소가 공존하는 묘한 분위기 말이다. 
 
연애는 사실 그 묘한 분위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때 헌책방에서 아내와 나는 절묘한 시공간적 타이밍에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라는 키워드를 공유했다. 당연히 누군가가 먼저 고백만 하면 쉽게 연애로 발전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고백'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다른 여자를 사귀고 있었던 것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나는 '고백'이란 걸 해 본 적이 없었다. "나 너 좋아"까지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우리 사귈까?"가 차마 안 떨어진다. 
 
▲ 이미지 사진    ©JPNews

그런데 한국에서는 "우리 사귈까"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서포팅을 해주기 때문에 어느샌가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케이스도 많다. 연애경험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나도 그랬다.
 
하지만 상대가 외국여자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어떤 시점에 도달했을 때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 주위에서 누가 어떻게 공인해 줄 것인가? 결국 전부 혼자서 헤쳐 나가야만 했다.
 
물론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때만 하더라도 나는 아내를 사귀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하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한국이야기를, 아내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듣고 있다. 그 모습이 귀엽고 깜찍했다. 
 
지금처럼 한류붐이 불던 시절이 아니다. 아내의 한국에 관한 지식은 그야말로 제로(0) 였다. 오죽하면 유일하게 아는 한국인이 박정희였겠는가.
 
마치 하얀 백지에 그림을 그려나가듯 군대, 대학, 삼겹살, 야끼니쿠, 명동, 지하철, 동대문 패션상가 등을 설명해 나갔다. 
 
아내는 내가 말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기울였고 또 신기해 했다. 그 중에서도 아내는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먹는다는 말을 듣고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는게 말이 되요? 매운 걸 더 맵게 해서 먹다니.. 정말 매운 거 좋아하는 거 같아요. 으으"
 
이때 설명을 못해서 그런 걸까? 지금도 아내는 고추장에 고추를 찍어먹는 모습을 보면 "으으"라는 짦은 신음소리를 낸다. 아내의 이런 반응들이 너무 신선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라는 키워드가 접점이었다면, 이런 잡담들은 그 접점을 선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일 테다. 그리고 아내는 이러한 선(線)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나에게 몇번이고 신호를 주었다. 이를테면 이런 말이다.
 
"전 외국인들이 일본여자들한테 가볍게 추파던지는 거 진짜 싫어요"
.

.

.

(후략 - 원문은 링크 주소에 있습니다.!^^)

 
(4부에 계속됨)


 

  

  http://www.jpnews.kr/sub_read.html?uid=731§ion=sc1

 제가  위의 주소에서 스크랩해왔습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원저작자의 추천란에 추천 부탁드립니다.^^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4부)

 

 "보고 싶어요. 당신이 갑자기 생각났어요"
박철현 기자

(이 글은 연재물이므로 처음부터 읽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오타쿠 (1부)
헌책방 (2부)
걱정 (3부)

전화번호를 교환한 우리들의 첫 전화는 아내가 나에게 건, 바로 그 술취한 전화였다. 그리고 핸드폰 저편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술취한 목소리는, 유독 크게 느껴졌다. 

그렇게 느껴졌던 건, 물론 이유가 있다. 그때까지 우리들은 매주 수요일에만 만났고 주로 내가 떠들었다. 원래부터 말하기를 좋아했던 것도 있지만, 상황이 어쩔 수 없었던 것도 있다.

앞서 몇번이나 말했듯이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아내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래서요?", "오! 신기하다", "그렇군요"를 반복했다. 만약 지금이라면 가뿐하게 "그렇죠. 그런데 당신은 어때요?"라는 식으로 가볍게 물리치고 재역습을 가하겠지만, 그땐 세상물정을 전혀 모른데, 눈을 반짝거리며 물어오니 이건 필사적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아직 일본어가 짧았던 때다. 아는 단어가 총동원되면서, 당연히 그것들을 내뱉는 시간 역시 길어진다. 그때까지 아내와 나의 데이트(?)는 일주일에 한번, 볼란티어 일본어 교실에서 돌아오는 전철안 10분과 역에서 내려 기숙사까지 걸어가는 10분이 전부였다. 나에 대한 인상을 '오타쿠'에서 '공유자'로 바꾸어 놓은 '헌책방'만 제외하면 전부 그랬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아내가 7번째 금요일, 그러니까 수요일이 아니다, 술에 취해서 밤 12시가 지나 나에게 전화를 걸어왔을 때까지, 내가 아내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건 아내의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 어드레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를 좋아한다, 그리고 한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정도에 불과했다. 수치적으로 보자면 20분의 대화중 17분은 내가 말했고, 나머지 3분은 아내의 간단한 추임새였던 것 같다.
 
그런데 7번째 금요일 자정12시를 지나면서 나는 아내에 대해 상당히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또 아내가 나를 심하게 좋아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렬하게 받았다.
 
연애는 결국 어떠한 인상을 주고 받는 것이다. 그 인상은 첫인상이 될 수도 있고, 나중인상이라도 상관은 없다. 연애론을 갈파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던 남녀가 어느날 갑자기 연인이 되는 경우, 나는 많이 봐 왔다. 어떤 타이밍과 시공간적 분위기에서 이쪽을 향해 보내오는 상대의 인상에 따라 "우린 그냥 친구지?"였던 게 "나 너 정말 사랑하는데..."로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전화를 끊고 내려갔다. 아내는 기숙사 정문옆 가로등 불빛 아래 음료수 자판기 옆에서 이쪽 기숙사 출입구 도어를 줄곧 쳐다보고 있었다. 자동 유리문 너머로 보인, 검정색 코트에 모자를 쓰고 있다. 왼쪽 어깨엔 포터(porter) 가방, 오른쪽 손엔 커다란 사각 쇼핑백을 들고 있다. 자동문이 열리고 내 모습이 보이자 아내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외쳤다.
 
아내) 보고 싶었어요!
 
7번째 금요일에, 내가 아내로부터 받은 '인상'이었다. 안 본지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밤 12시에 친구들과 술먹고 돌아가는 길에 이제 막 전화번호를 받은 사람에게 연락을 해, 얼굴을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띠며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나는 이 '인상'을 거부할 생각이 전혀 없었고, 물론 거부할 힘도 생기지 않았다. 자판기에서 120엔짜리 캔커피를 두개 뽑아 자판기 옆의 벤치에 걸터 앉았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아내가 보내오는 '인상'을 한껏 느끼고 싶었다.
 
아내는 5년전 규슈 요론토(与論島)에서 알게 된 인디밴드의  도쿄 시모키타자와(下北沢) 공연을 다녀왔다고 한다. 공연이 끝난 후 뒷풀이에 참가해서 꽤 마셨던 것 같다. 항상 가벼운 미소만 띠던, 정숙했던 아내는 그날만큼은 시종일관 "하하하" 모드였다.
 
아내) 세상에! 뒷풀이 하는데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하하하. 앞으로 도쿄에서도 자주 공연하면 좋겠는데 또 돌아간다는 것 있죠? 계속 도쿄에 있으면 좋을텐데. 아쉽지만 할 수 없죠. 하하하.
 
무슨 말만 끝나면 호쾌(?)하게 웃었다. 일본사람들 12시 지나면 이웃집 잠자리 훼방놓지 않으려 조용해진다고 하던데 그도 아닌가 보다. 아니 금요일만의 특권일 수도 있다. 아내가 '하하하' 모드에 돌입해 있을때 벤치앞을 지나간 전화통화했던 중년의 샐러리맨도 '허허허' 모드에 빠져 있었고, 팔짱을 낀 연인은 뭐가 그리 좋은지 서로의 가슴을 가격하며 '하하호호' 웃어댔다.
 
아내는 그간 말못했던 서러움을 한번에 만회하려는 기세로 폭포수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쏟아냈다. 바쿠쇼몬다이(爆笑問題)의 오오타 히카루가 어쩌고, 스차다라파(schadaraparr)의 보즈군이 저쩌고. 물론 지금은 각각 만담콤비, 힙합그룹인 걸 알지만, 그땐 이들이 뭐하는 양반인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
 
또 하나 느낀 것은 절망감이었다. 진짜배기 일본어는 이런 거구나라는 좌절감과 함께 매주 수요일 아내가 과연 얼마나 답답했을까라는 미안함이 절로 일었다. 한동안 "오! 그렇군요", "그런데 그건 뭐죠?"라는 추임새를 넣어가며 듣기만 했다.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그리고 커피가 바닥을 드러낼 쯤 아내는 말했다.
 .

 .

 .

(중략 - 원문은 링크 주소에 있습니다.!^^) 
 
다음날 아내는 날이 밝기가 무섭게 전화를 해왔고, 우리는 그날 오전부터 만났고, 그날 밤 나는 사귀자는 고백과 동시에 첫 키스를 나누었다. 신사(神社)에서, 말이다.
 
(5부로 이어짐)
 

                        

                         http://www.jpnews.kr/sub_read.html?uid=798§ion=sc1§ion2=문화

                         제가  위의 주소에서 스크랩해왔습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원저작자의 추천란에 추천 부탁드립니다.^^

 

 

 

 

 

일본 여친 "한국 남자들은 다 그래?" (5부)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5부)

 

                      

                       http://jpnews.kr/sub_read.html?uid=873

 

 

일본인 여친의 아버님을 만나다! (6부)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6부)

 

                      

                       http://www.jpnews.kr/sub_read.html?uid=978

 

 

일본인 여친의 아버지 "자네가 좀 가르쳐주지 그래?" (7부)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7부)

 

<원문바로가기>http://jpnews.kr/sub_read.html?uid=1040

 

 

 

일본 여친과 동거를 시작하다. 그리고...(8부)

일본 여친에게 프로포즈 받다 (8부)

<원문바로가기>http://www.jpnews.kr/sub_read.html?uid=1123§ion=sc1§ion2=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