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잘못, 왜 여자들이 더 못 참아?
마이데일리 | 기사입력 2009.02.19 08:56
http://media.daum.net/culture/view.html?cateid=1013&newsid=20090219085609108&p=mydaily
대학생 이모(22)양은 "학교 기숙사 방을 친구랑 저랑 두 명이 쓰고 있는데 어느 날 밖에 나갔다 왔는데 화장품 뚜껑이 열려 있었다"며 "사놓고 한 번도 안 썼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쓴 친구를 생각하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대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다보면 참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만약 내가 쓰는 비밀일기장이 어느 날 조금 위치가 바뀌어 있다고 치자. 이 상황에서 남자와 여자 중 누가 더 관대할까?
일반적으로 여자들 사이가 남자들 사이보다 사교적이고 너그러울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남자들이 여자보다 동성에게 더 관대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흥미를 끌고 있다.
동성에 대한 관대함에서 남녀가 차이나는 이유는 뭘까.
◇ 부정적 정보, 여자가 남자보다 더 민감
미국 케임브리지대학 심리학과 조이스 베넨슨 교수는 하버드대, 캐나다 퀘백대 연구진과 함께 대학생을 대상으로 남녀가 동성에게 보이는 관대함을 비교해 '심리 과학'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들에게 '절친한 동성 친구 둘이 있었는데 평소 신뢰성이 높은 한 친구가 같은 날 리포트를 제출하기로 약속해 놓고 약속을 어겼다'는 얘기를 읽은 뒤 약속을 어긴 친구에 대한 평가를 내리도록 시켰다.
그 결과 친구에 대한 평가에서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 동성 친구에 대한 신뢰도 점수를 크게 깎아 내렸다.
기숙사 룸메이트에 대한 태도 조사에서도 세 대학의 대학생 모두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더 자주 룸메이트를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들은 동성 룸메이트에 대해 불평하거나 귀찮아하는 비율도 훨씬 더 높았다.
이렇듯 왜 이성에 대한 부정적 정보에 여자가 더 관대하지 못할까.
현대심리상담연구소 김병주 소장은 이것에 대해 '성격형의 차이'와 '무의식의 투사'로 설명한다.
여러 가지 성격 유형 중 '사고형'은 매사에 심사숙고하고 조심성 있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는데 남자들이 보통 '사고형'이 많고 여성의 사고 기준은 주관적인 방향으로 흐르는 경향을 보인다.
또 프로이드에 의하면 여자는 남자보다 시기심과 열등감을 더 많이 투사한다.
이와 관련해 김병주 소장은 "동성에게 관대하지 못한 것은 콤플렉스가 많아서 일수도 있다"며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투사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소장은 "프로이드가 말한 '남근 선망'은 남성과의 경쟁으로 표출되거나 아니면 같은 여성에 대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성향으로도 표출된다"며 "여성은 관계 지향적으로 감정을 교류하며 친구에 대해 감성적으로 연결 돼 있어 작은 것에도 관계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남의 잘못을 못 참는 건 왜?
우리 주변에 특히 누군가의 잘못을 보고 못 견뎌 하거나 말하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은 남녀의 차이라기보다는 개인에 따라 다르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다만 여자에게서 그런 경향이 많다고 느껴지는 것은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자신의 감정을 쉽게 표현하고 삶의 세세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
'매혹의 기술'의 저자 송창민 연애컨설턴트는 "남자들은 실수를 하나의 덩어리로 보는 반면 여자들은 상당히 세부적으로 본다"며 "여자들은 관계에 있어서 친구한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거나 사소한 일까지 다 얘기해 친밀을 유지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오히려 자기 자신을 친구에게 노출시켜 약점까지 드러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샘터 소아정신과 김태훈 원장은 "여자는 친밀한 화합을 강조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깊이 있는 화합이 아니라 피상적인 화합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의 잘못을 못 참는 행동은 상대의 행동이 내가 싫어서 안하는 행동일 수 있고 내 자신이 억압하고 있는 무의식의 투사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알코올중독자인 경우 아들이 술을 안마시지만 다른 사람이 술 마시는 것을 역시 못 참을 수 있는 것.
이와 관련해 김태훈 원장은 "어렸을 때 잘못한 점에 대해 지적을 많이 받은 사람일수록 이런 경향을 보인다"며 "사회생활에 있어서 이런 사람들은 의견을 공유하기 힘들고 여러 가짓수를 생각하지 않기에 경험의 폭도 좁아지고 역경이나 스트레스에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메디컬투데이에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제휴사 / 메디컬투데이 박엘리 기자 ( ellee@mdtoday.co.kr )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