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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올해 신춘문예 '늦깎이 신인' 들 등단 / 2009-01-02

monocrop 2009. 1. 2. 01:19

 

<올해 신춘문예 '늦깎이 신인' 활약>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1.01 14:32

 

......................................................................... mimesis

 

문학계도....역시.... 줄세우기...심한 곳으로 알고 있다.

어느 분야가 않그럴까 싶기도 하지만 권위라기 보다는 발전을 저해하는 결정적 요인이지 않을까 싶다.

아마 출간되는 순서도 외압에 의해 뒤바뀌는 것은 의사나 병원관계자 알면 좋은 병실 혹은 없다는 병실 마련되는 꼴과 같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그것은 양반이라 해야 되나.

모든 심사 위촉 인사를 좌지우지해 마치 정치권력처럼 아니 일평생을 가려는 독재처럼 수하들을 심어 놓고 그 맛을 취하려는 이들이 꽤나 되는 곳이  문학계 아닌가 싶다.

 

시와 문학에 등단 시기별 선후배라는 것이 실효적 영향력이 크다면 그것은 더이상 문학이  아닐 것이라고 본다.

학벌주의나 자격증과 무엇이 다를까.

한 번 자격증을 따면 영원히 우수한 작품들을 쏟아내는 시인이나 소설가가 되는 것일까.

그리고 같은 자격증 대열에 서있다면 교감으로 내용을 꽃피우는 것이 아니라 서열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면, 순서 서열 정하는데 더 정열을 소비한다면....

 

미국등의 건축사는 일정 기간 활동이 없으면 자격도 제한된다.

문학이니 자격상실이나 제한에 엔지니어처럼 그리 민감하게 적용할 필요도 이유도 없겠지만 적어도 심사위원까지 손을 뻗쳐 자기 사람 뽑고 줄세우고 심고 하는

그런 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20대와 50대라는 다양한 연령의 등단 시인이 있다니 내막은 모르겠지만  나아지는 조짐이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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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문청(文靑)들의 꿈의 등용문인 일간지 신춘문예가 올해도 한해의 시작과 함께 일제히 영광의 당선자들을 발표했다.

최근 한국 문학의 르네상스에 대한 기대가 무르익은 가운데 문단에 첫발을 디딘 이번 당선자들 중에는 50대의 '늦깎이 신인'들도 여럿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신춘문예 최고령 당선자는 조선일보 시조 부문 당선자인 배우식 씨로 1952년생이다.
3년 전 우연히 서점에서 시조집 몇 권을 읽으면서 현대시조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배씨는 '인삼반가사유상'으로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동아일보 동화 부문 당선자인 조희애(21) 씨와는 무려 36년의 연령차가 나는 '문단 동기'가 됐다.

경향신문의 시 부문 당선자인 양수덕(본명 양선희) 씨는 1954년생.
몇년 전부터 신춘문예의 문을 여러번 두드렸고 40대 초반에는 자비로 시집을 내기도 했다는 양씨는 심사위원들로부터 "개성 있는 언어의 활달한 구사력"을 인정 받았다.

한국일보의 동화와 동시 부문 당선자도 모두 50대 초반이다.
1957년생인 동화 부문의 강남이(본명 강순덕) 씨와 1958년생인 동시 부문의 배산영 씨는 각각 2008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1993년 '창작수필' 신인상을 통해 이미 문단에 발을 들여놓은 '중고 신인'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 문학평론 부문에서 서희원(36) 씨가 문화일보와 세계일보에 동시에 당선돼 2관왕이 됐으며, 2007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이동욱(31) 씨가 올해 동아일보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돼 소설가로 등단하는 등 '기성 문인'들도 일부 포함돼 있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각종 신인 문학상 공모에서 잇따라 등장했던 '당선자 없음'이 신춘문예에서도 나타났다.

세계일보는 "발상이나 기법이 모두 비슷비슷하고 세상이나 사물을 보는 눈에도 깊이가 없었다"며 올해 시 부문 당선자를 내지 않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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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신춘문예 당선작] 맆 피쉬 -- 양수덕


 

 땡볕더위에 잎맥만 남은 이파리 하나
지하도 계단 바닥에 누워 있던 청년은
양말까지 신고 노르스름한 병색이었다
젊음이 더 이상 수작 피우지 않아서 좋아? 싫어?
스스로 묻다가 무거운 짐 원없이 내려놓았다
맆 피쉬라는 물고기는 물 속 바위에 낙엽처럼 매달려 산다
콘크리트 계단에 몸을 붙인 청년의
물살을 떨다 만 지느러미
뢴트겐에서 춤추던 가시, 가물가물
동전 몇 개 등록상표처럼 찍혀 있는 손바닥과
염주 감은 손목의
그림자만이 화끈거린다
채 풀지 못한 과제 놓아버린 손아귀
청년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세상의 푸른 이마였던 그의
꿈이 요새에 갇혀서
해저로 달리는 환상열차
잎사귀인지 물고기인지를 한 땀 바느질한
지하도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이들이
다리 하나 하늘에 걸칠 때

 

 

 

 

 [신춘문예 시조 부분- 당선작] 인삼반가사유상 - 배우식

1
까만 어둠 헤집고 올라오는 꽃대 하나
인삼 꽃 피어나는 말간 소리 들린다.
그 끝을 무심히 따라가면 투명 창이 보인다.

2
한 사내가 꽃대 하나 밀어 올려 보낸 뒤
땅속에서 환하게 반가부좌 가만 튼다.
창문 안 들여다보는 내 눈에도 삼꽃 핀다.

무아경, 온몸에 흙물 쏟아져도 잔잔하다.
깊고 깊은 선정삼매 고요히 빠져있는
저 사내, 인삼반가사유상의 얼굴이 환하게 맑다.

3
홀연히 진박새가 날아들어 묵언 문다.
산 너머로 날아간 뒤 떠오르는 보름달,
그 사내 침묵의 사유가 만발하여 나도 환하다.

 


[신춘문예 시조 부분- 심사평] 잘 구워낸 소리와 빛깔 / 이근배·시인

오늘의 시조가 어디까지 왔는가는 신춘문예 응모작품들이 내비게이션으로 보여준다. 분명한 것은 시조가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행렬이 늘어간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모국어의 경작을 꿈꾸는 천재들이 시조에 눈을 돌리거나 형식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일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지 않은 속에서 새 모습의 시조를 들고 나오는 신인을 만날 때 그 기쁨은 더하게 된다.

장은수씨의 ‘새의 지문’ 변경서씨의 ‘일몰 앞에서’ 배종도씨의 ‘천마도장니’ 배우식씨의 ‘인삼반가사유상’이 각각 새맛내기의 솜씨를 보인 작품들이었다. ‘새의 지문’은 암사동 선사유적지에 있는 빗살무늬토기에서 새 한 마리를 꺼내들고 시간과 공간을 누비고 있는데 그만큼 한 깊이와 무게를 채우는데 틈이 있었다. ‘일몰 앞에서’는 지는 해가 연출하는 스펙터클을 강렬한 채색으로 그리고 있으나 사람의 그림자가 깃들어 있지 않음이 걸렸다. ‘천마도장니’는 너무 사실(史實)에 매달려 더 넓은 시야를 갖지 못했음이 시를 가두었다.

당선작 ‘인삼반가사유상’은 오래 흙 속에서 사람의 모습을 하고 태어난 인삼뿌리에 생각을 입혀서 소리와 빛깔을 알맞게 구워내고 있다. 쉽게 찾아지지 않는 글감을 골라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사유를 명징한 이미지로 엮어내는 시적 기량이 믿음직스럽다. 앞으로 붓끝을 더 날 새워 시조의 틀을 새롭게 짜고 시상의 자유로움을 열어가기 바란다.

 


[신춘문예 시조 부분- 당선소감] "시조만을 껴안고 살아온 지난 시간들…"

신춘문예 당선! 전화기를 잡은 내 손에는 어느새 햇살이 가득 쥐어져 있었습니다. 내 마음 너무 환해 잠시 머뭇거리다 조심스럽게 한 발짝을 옮기며 잠깐 뒤를 돌아봅니다. 3년 전 우연히 서점에서 시조집 몇 권을 읽으면서 나는 약간의 제한된 틀 속에 자신을 구심점으로 모아 담는 현대시조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 집으로 가는 길에는 달 같은 시조와 함께 환하게 걸었습니다. 접었다 일시에 날개를 펼치고 비상하는가 싶다가도 어느새 시행에 다시 앉아 날아오를 자세를 취하는 긴장과 절제의 시조는 내게 정말 매력덩어리였습니다. 꿈속에서조차도 여백의 미에 흠뻑 빠져있는 내 삶은 온통 시조뿐이었습니다. 시조만을 껴안고 살아온 지난 시간들, 오늘은 시조가 나를 껴안아줍니다. 이제 다시 한 발짝을 옮기며 고마우신 분들의 이름을 가만히 불러봅니다.

존경하는 문덕수 선생님과 따뜻하게 격려해주시는 김규화, 최은하 선생님, 시조의 세계로 맨 처음 이끌어주신 윤금초 선생님, 고맙습니다. 열정적으로 가르침을 주시는 감태준, 이승하, 박제천 선생님, 늘 응원해주시는 이동희, 김명배, 박숙희 선생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두 손 가득 환한 햇살을 쥐어주신 심사위원 이근배 선생님께 큰 절을 올립니다. 친구 송병록님, 변학섭님, 유경님, 그리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이렇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어서 오늘, 참 기쁩니다. 이 기쁨을 아내 박영자님, 아들 현성, 현중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1952년 충남 천안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졸업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