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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너무 튕긴’ 샌디스크, 삼성 역공에 당혹 / 2008-10-23

monocrop 2008. 11. 30. 02:06

 

‘너무 튕긴’ 샌디스크, 삼성 역공에 당혹

 

헤럴드경제 | 기사입력 2008.10.23 14:13 | 최종수정 2008.10.23 14:51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51&newsid=20081023141304674&p=ned

인수제안 거부 실망 매물 쏟아져 주가 30% 급락
FT" 로열티 지불 법정 분쟁땐 유동성 고갈"보도


삼성전자로부터 버림받은 샌디스크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주가는 뉴욕 현지시간으로 22일 하루에만 31% 넘게 떨어졌다. 심지어 샌디스크의 생존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2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샌디스크 주식은 주당 10.09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보다 4.67달러, 31.64%가 떨어진 가격이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 경영진에 보낸 인수 제안 철회서한 때문이다. 총액 56억달러에 현금으로 인수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제안을 현 경영진이 무시한 것에 대해 시장이 실망한 것이다. 샌디스크 경영진은 뒤늦게 "이사회는 거래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삼성전자가 인수제안서를 발송한 이후 연락을 해온 적이 없다"고 남 탓을 했지만 이미 배는 떠난 뒤였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인수 철회가 샌디스크의 생존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것. 영국계 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칼럼에서 샌디스크를 튕기다 '팽'당한 여자에 비유하며 스스로 화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지나치게 자존심만 센 여자를 미련없이 버린 삼성전자의 판단은 현명했으며, 반면 샌디스크는 너무 잘난 척하다 망했다는 설명이다.

FT는 향후 샌디스크를 향한 삼성전자의 보복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러야 2010년에나 흑자 전환이 가능한 샌디스크에 삼성전자가 유동성 공급 중단이라는 독약을 뿌릴 수 있다는 말이다. FT는 삼성전자가 샌디스크에 해마다 약 4억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데 법적 분쟁을 감수하고도 향후 이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수년간 소송이 진행되는 사이 샌디스크의 유동성이 완전히 고갈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샌디스크에 대한 이 같은 가혹한 평가와 달리, 삼성전자의 결정에 대해서는 다들 후한 점수를 줬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샌디스크를 애초 제안한 가격보다 더 싸게 인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 악화와 플래시메모리 라인 지분 매각 등으로 샌디스크 몸값은 가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JP모건은 "장기적 관점에서 샌디스크 인수는 삼성전자가 낸드시장에서 지배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동안 삼성전자의 샌디스크 인수전에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해왔던 일본 도시바도 예상치 않은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도시바는 지난 22일 샌디스크가 가지고 있던 낸드 생산 조인트 벤처 지분 일부를 약 100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낸드시장에서 자신들의 비중을 높이고 덤으로 샌디스크 유동성 지원을 통해 삼성전자의 인수를 막겠다는 의도였다. 3분기에만 1조원 이상 적자를 낸 도시바로서는 쉽지 않은 용단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갑작스러운 '포기' 선언에 도시바는 난처한 입장이 됐다. 삼성전자가 샌디스크를 인수하는 조건에서 결정한 1000억달러 투자 결정이 아무 의미 없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없는 살림에 생돈까지 날린 도시바 스스로의 앞날조차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날 일본 언론들이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을 예외 없이 신속하게 보도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m.com)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