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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부상복합의 등장 -타워팰리스
monocrop
2010. 7. 17. 22:56
초고층부상복합의 등장 -타워팰리스
출처 및 원문보기 : 네이버 캐스트
1994년, 삼성그룹은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3만3691㎡(1만193평)의 땅을 서울시로부터 매입했다. 102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지어 본사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그 이듬해부터 사옥 건립 추진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3년 만에 난관에 부딪친다.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국가 부도 상황에 빠졌고 삼성그룹도 경영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결국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사옥 건립을 포기하고 분양을 통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방향으로 계획을 바꾼다.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인 ‘타워팰리스’는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탄생했다. |
초고층 주거공간의 시대가 열리다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고급 주거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안했다. 1999년 5월 공사를 시작해 2002년 10월 완공한 1차 타워팰리스는 우선 층수로 기존 아파트를 압도했다. 지하 5층 지상 42~66층으로 건립된 이 건물은 아파트에 대한 최초의 개념인 ‘공원(녹지) 위에 있는 탑(tower in the park)'을 실현했다는 인상을 주었다. 여의도 63빌딩이 가장 높은 건물로 알고 있었던 한국인에게 타워팰리스는 하나의 충격이었다. 총 1499가구에 3695대의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고 40대의 엘레베이터가 있다는 것도 놀랄 일이지만 입주민을 위한 수영장과 연회장, 골프연습장, 스트리트 몰 등은 기존 아파트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시설이었다. 2003년 모습을 드러낸 타워팰리스 2차는 총 961가구로 이루어졌고 2004년 완공된 3차는 총 610가구로 두 곳 모두 1차에 비해 규모가 작다. 하지만 3차 타워팰리스는 높이가 262.8m에 달해 본격적인 초고층 주거공간의 시대를 열었다. 타워팰리스는 최고급 마감재 뿐 아니라 주민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다양한 장치를 적용했다. 출입할 때 필요한 카드(RF와 ID카드) 키와 지문 감식기 등이 그것이다. 또 첨단 정보기술(IT)을 적용해 편리하게 각종 가전과 통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자동으로 블라인드가 내려가고 문이 잠긴다. 또 하루 24시간 보안 장치가 외부 침입자를 감시한다. 엘레베이터도 69층에 도달하는데 60초 밖에 걸리지 않는 인공지능형이다. 초고층 건물을 건립하는데 필요한 고강도 콘크리트 등 첨단 건축 공법을 도입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워팰리스는 분양 당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요즘 나오는 주상복합아파트에 비하면 가격이 훨씬 낮았으나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미 분양된 것이다.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주었는데도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이때 분양 받은 사람은 나중에 가격이 많이 올라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었고 그러면서도 양도세를 부담하지 않아 이런 유사한 상황을 두고 ‘타워팰리스 효과'라는 신조어까지 나오게 했다. 타워팰리스는 또 주변 교통과 환경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받았고 집값이 폭등할 때는 주택시장 불안을 초래한 주범으로 질시를 받기도 했다. 외부 방문객에 대한 배타적인 시스템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타워팰리스는 우리나라 주거 문화사에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보여 준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남의 타워팰리스에 이어 분당신도시에도 이와 비슷한 고급 주상복합이 등장한다. 포스코건설이 2004년 6월, SK건설과 함께 분당 정자동 특별설계단지에 1829가구 규모로 건설한 ‘파크뷰'가 그것이다. 용적률 355%, 지하 3층, 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 13개 동과 상가 1개 동으로 구성된 파크뷰는 ‘원스톱 리빙시스템'을 표방했다. 타워형이 아닌 판상형(일자형)으로 설계했고 지그재그 식으로 동을 배치해 전 세대가 주변의 탄천과 체육공원, 청계산, 광교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평면에서 특징적인 부분은 거실과 전면 발코니에 정원 공간을 둔 것이다. 또 화강석으로 맷돌 모양의 빨래터를 설치하고 장독대를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청소년 수련관, 수영장, 실내 골프 연습장, 헬스센터 등 입주민을 위한 고급시설도 많다. 파크뷰는 공급 2시간 만에 계약이 끝났다. 전망 좋은 고층 510가구는 평균 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당시 고급 주상복합아파트의 인기가 얼마나 높았는지 보여 주었다.
2000년대 초 등장한 고급 주상복합 중에 빼놓을 수 없는 단지가 현대건설이 목동에 건설한 ‘하이페리온'이다. 2003년 6월 완공된 목동 하이페리온 1차는 아파트 2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 등 726세대로 구성돼 있다. 2006년 12월 입주한 하이페리온 2차는 지하5층, 지상41층의 아파트 4개 동과 오피스텔 2개 동 등 979세대가 거주한다. 하이페리온 2차는 세계적인 조경시설 권위자인 이탈리아 출신의 마시모 벤뚜리 페리올로 교수가 직접 조경해 주목을 받았다. 지진 강도가 높아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와 화상통신, 홈뱅킹, 홈쇼핑이 가능한 초고속인터넷망, 첨단중앙통제장치, 디지털 지문인식 도어록과 차량통제 자동인식센서, 출입자 기록 시스템 등 뛰어난 안전과 보안 시설을 설치했다. 모닝콜과 비서업무대행, 티켓예약 구매, 민원대행, 세탁물서비스 등 다양한 호텔식 관리도 하이페리온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 |
주상복합아파트의 현재

요즘 들어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는 예전에 비해 인기가 떨어졌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높다는 점도 있지만 환기와 냉난방을 위해 너무 많은 관리비가 들어가고 경쟁 상품인 아파트도 요즘에는 고급 주상복합에 버금가는 첨단 시설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통과 생활편의시설이 바로 옆에 붙어 있어 편하고 비슷한 수준의 주민들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중.상류층 중에는 여전히 주상복합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 | |
글 장박원, 이유진 / 매일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