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국 기자만 드높여준 아사다 마오의 이상한 세계최초 - 오보와 오해 사이
어제 일본에서 열린 새로 생긴 세계 피겨 대회 팀 프로피에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악셀-더블 토룹 컴비네이션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리고 아사다 팀은 그 이틀 전부터 그것을 뛰겠다고 발표했었습니다.
1. 한국과 일본에서만 유명한 아사다 마오의 '도전'
어제 오전 모 신문에 그에 관련한 한국 기사가 났습니다.
http://sports.media.daum.net/nms/general/news/common/view.do?cate=23793&newsid=1218640&cp=mydaily
그리고 그 기사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여러 포탈에 실렸습니다.
그 신문은 일본의 스포츠 호치를 인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일본어를 모르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다가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에 링크 단 기사 중 일부입니다.
제목 : 아사다 마오 '김연아 넘기 위해 세계 최초 점프 도전'
아사다가.....이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액셀 점프에 이은 더블 토루프 연속 점프를 뛰겠다고 선언한 것.
아사다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액셀을 포함시킨 것은 2006년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이후 3년만이다. 특히 아사다가 자신의 뜻대로 트리플액셀과 더블토루프 점프 콤비네이션을 성공시킨다면 ISU 주최 국제대회 사상 첫 번째로 보여지는 기술이 된다.
제가 뭐 피겨 전문가는 아니지만 미국 있던 시절에 바로 그 트리플 악셀을 뛰던 미국 선수 토냐 하딩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위키피디아에서 토냐 하딩을 찾아 보았습니다. 아주 그 트리플 악셀 관련해서 잘 정리해 놓았더군요.
In her career, Harding landed four triple axels in competition, all of them in 1991 where she completed every one she tried — one at the U.S. Championships, one at the World Championships, and two at the fall 1991 Skate America competition. At the latter competition she recorded three more firsts:
(하딩은 공식 대회에서 4번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켰는데 모두 1991년이었고 시도한 모두가 성공이었다. US 내셔널에서 한 번, 세계선수권에서 한 번 그리고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두 번인데 그 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세 개의 새 기록을 추가한다)
- the first woman ever to do a triple axel in the short program,
- the first woman to do two triple axels in a single competition, and
- the first ever to do a triple axel combination (with double toe loop).
1. 쇼트에서 트리플 악셀을 뛴 첫 여자 선수
2. 한 대회에서 두 번의 트리플 악셀에 성공한 선수
3. 트리플 악셀-더블 토룹 연결 점프를 처음 성공한 선수
http://en.wikipedia.org/wiki/Tonya_Harding 발췌
2. 일본 원문 기사 웹번역 시도 - 그 미묘한 '최초'의 차이
뭔가 이상하죠...1991년에 다 토냐 하딩이 했다는데...
그래서 일본 스포치 호치의 원문 기사를 웹번역기로 돌려 봤습니다.
제목 : 진중 세계 최초!SP로부터 3 회전반→2 회전
아사다 마오(18)=츄쿄대=는, 16일의 쇼트 프로그램(SP)으로 트리플 액셀(3 회전반점프) 도전을 선언.3 회전반과 2 회전 토르프의 연속 점프에 도전할 예정으로, 성공하면 국제 스케이트 연맹(ISU) 주최의 대회에서 여자 첫 쾌거가 된다.
....
건널목을 교정한 3 회전 룻트를 제외해, 프리에서도 넣고 있는 3 회전반-2 회전 토르프를 투입.이번 시즌은 10도 시도해 1도 밖에 성공하지 않았던 3 회전 플립-3 회전 루프의 연속 점프는 3 회전 플립의 단발로 변경했다.기초점합계에서는 1·5점 내리지만, 완벽으로 결정하면 솜씨(GOE)에 의한 점으로 고득점을 버는 것이 가능.게다가 3 회전반-2 회전을 성공하면, ISU 공인 대회에서 사상최초의 쾌거다.
뭔가 미묘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우선 한국 기사는 '세계 최초'를 강조한 거구요 일본 기사는 '쇼트 프로그램' 을 강조한 겁니다. 한국 기사가 좀더 포괄적인 거지요.
(한국 기사 제목 : 아사다 마오 '김연아 넘기 위해 세계 최초 점프 도전')
어쨌든 어느 프로그램이든 3A-2T를 뛴 것은 세계 최초가 아닙니다!!!!!!!
그리고 어제 성공했네요. 점수도 75.84 상당히 높아요. 그래서 공식 기사나 영문 언론이 어떤가 찾아 봤습니다.
The 2008 World Champion scored 75.84 points (44.40/31.44), significantly improving her previous personal best of 69.50 points that dates back to 2006
(2008 세계챔프 아사다는 75.84를 얻어 2006년에 기록햇던 자신의 종전 기록 69.50보다 상당히 점수를 높였다)
- ISU 공식 홈페이지(www.isu.org), www.icenetwork.com 동일
그냥 점수 기록만 나옴 (미국 NBC universalsports.com)
그럼 뭐가 최초인가?
토냐 하딩도 3A-2T를 쇼트에서 뛰었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uVz07QH2USM
한 가지만 남죠. ISU 주최 국제대회 사상 최초라는 것.
토냐 하딩은 1991년 스케이트 아메리카(1977년 창설) 에서 뛰었구요 지금 그 대회는 ISU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지요. 그랑프리 시리즈를 ISU가 주최권을 갖게 돤 것이 1997/8 시즌부터니까 엄밀히 말해서 오보가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은 잘못 읽으면 토냐 하딩은 국내 대회나 별볼일 없는 대회에서 뛴 것으로 보이지 않나요?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인 스케이트 아메리카가 이번에 창설된 팀 대회인 (개인 시상 없습니다) 팀 트로피보다 더 긴장감 있는 대회로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떠들썩한 곳은 일본과 한국 그리고 쿄토통신 발 일본 영문 기사 하나 뿐입니다.
3. 팀 트로피 대회 한국 언론이 왜 신경쓰나요?
어쨌든 팀 트로피는 일본이 총 100만 달러의 사상 최대 상금을 내걸고 주최하는 첫 대회입니다. 내년까지는 일본이 주최하고 그 후는 흥행 성과를 봐서 결정한다고 알고 있고 남녀 싱글에 두 사람, 아이스 댄싱과 페어 각 한 조를 각국이 출전시키는데 상위 선수의 ISU 랭킹 포인트 합이 높은 6개국만 참가하는 것이고 팀 시상만 있고 개인 시상은 없습니다.
저는 어제 아프리카 중계로 안도 미키 , 조애니 로세트, 아사다 마오 세 선수만 봤습니다. 그럼 볼 거 다 본 거죠. 하하 그런데 안도도 조애니도 별 긴장감이 없어 보입니다. 아사다 마오 선수는 '도전' 때문에 긴장했겠지만..뭐 그런 대회라 생각됩니다.
이 대회는 매우 기형적인 대회입니다. 왜 아이스 댄싱과 페어는 한 조 뿐일까요? 일본에 딱 한 조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걸 두고 이미 북미 팬들이 한 마디 하네요 (ISU 토론방)
이번 대회의 아사다 마오 선수의 기록은 ISU 공인 기록이 아님을 미리 밝혀 둡니다. 혹 오늘 경기에서 합계 200점을 넘기라도 하면 또 세계 두 번째 쾌거라는 소리가 (일본이야 뭐라 하든) 우리 언론에서 나올까봐 걱정되네요.
ISU는 자신들이 집계하는 통계 기록의 기준을 엄밀하게 규정으로 정해두고 관리합니다. 그것은 신채점제가 처음 적용된 2003년 네벨혼 대회 외에는 올림픽, 월드, 유로, 사대륙, 그랑프리 시리즈 및 파이널입니다. 자국 대회나 B-class 대회는 인정 안 되구요 랭킹 포인트 역시 이 대회는 개인 대회가 아니므로 반영되지 않습니다.
오늘 피겨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24일인가 SBS가 이것을 녹화 중계한다고 하네요. 왜요? 아무 피겨나 올리면 시청률 올라갈까봐요?
4. 진짜 걱정되는 부분을 기사화하고 분석해 보세요
어제 밤에 ISU 사이트에 2009/10 시즌의 판정 기준에 대한 문건이 올라왔습니다. 간단히 이야기 어려울 만큼 미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각국의 선수들이 이해득실을 따지고 올림픽 시즌인 09/10 시즌 전략을 짜게 되는 시금석이죠. 좀 안다는 저도 함부로 가타부타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몇 개 있습니다.
이거야 말로 우리 언론이 조명해야 할 부분입니다. 쉽게 말해 바뀐 규정에 김연아 선수에게 유리할 부분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우려하던 대로 소수의 테크니컬 패널의 권한이 더 강화된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피겨 강국 언론이 슬금슬금 감추기 일쑤입니다. 자국이 유리한 부분이 들어갔다 생각하면요. 그래서 일본 언론에 이 관계 기사 아마 안 날겁니다. 스포츠 호치 봐도 관련 기사 앞으로도 안 나올테니....우리 언론도 안 쳐다보겠죠.
우리 같은 피겨 약소국은 연맹이 대놓고 뭐라 해도 안 됩니다. ISU가 상당히 그런 항의 관련 규정이 엄격합니다. 그럼 자유로운 것은 언론 분석이죠. 기자 이름으로 (연맹 관계자 인용 말구요) 좋은 기사 떡 써서 영어로 번역해서 AP, AFP 이런 데로 실어나르게 되면 그 기자도 우리 선수도 좋을텐데....
일본 선수의 '잘 들여다 봐야 알 수 있는 기기묘묘한' 세계 최초에 왜 우리 언론이 나서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 써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