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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언론이 외면한 피겨 시즌 마지막 대회와 열성 팬들 이야기

monocrop 2009. 4. 6. 22:24

2009년 4월 3~5일 강릉실내체육관 빙상장에서는 제 51회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가 열렸습니다. 이 대회는 세계선수권자 김연아를 배출한 대한민국 피겨가 08/09 시즌을 마감하는 대회였습니다.

 

그러나 거의 동시에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리글라브 컵(4월 1~4일, 김나영, 김현정, 윤예지, 홍예슬, 이동원 출전) 에 상위권 몇 선수가 가고 곽민정, 이동훈,최지은 선수는 부상 등의 이유로 불참하여 언론의 조명을 전혀 받지 못했네요. 저라도 비공식 뉴스로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아침부터 올립니다.

 

 

 B조 여초부 우승자 박소연 쇼트 경기 사진(제공: 멍멍이 님)

 

종별 선수권 대회는 그 기술적 완성도에 따라 A~D조로 나뉘고 남녀별, 초등,중등, 고등, 대학부로 나뉘니까 좀 복잡합니다. 아직 선수층이 엷은 우리 나라 이번에는 D조에 30명 C조에 15명 B조에 6명, A조에 2명이 출전했습니다.

 

결과를 먼저 보시죠.

 

 

 

이번 대회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여자 초등부 B, C조의 우승자 박소연, 조경아 선수였습니다.

 

B조 우승자 박소연 선수는 이미 열성 팬들에게는 작년부터 주목을 받아 왓습니다. '작은 김연아'로 손색이 없는 실력과 심성을 갖고 있지만 환경이 넉넉치 않아 팬들이 안타까워 하고 있지만 이번 시즌에 실력이 느는 속도는 정말 무섭습니다. 1997년 10월 생으로 소치 올림픽 때에야 시니어 자격을 얻게 되는 2014, 1018 올림픽의 기대주라고 보고 있는데요 90점대이던 자신의 최고 성적을 2월 체전 때 108.44로 올리더니 이번에는 115.69로 더 상승시켰습니다. 특히 프리에서 두 개의 트리플을 시도(살코, 토룹) 약간의 감점은 있었지만 랜딩에는 성공했습니다.

 

얼마 전까지 같이 치열하게 경쟁했던 서채연(중등부로 올라갔죠?), 이호정 선수가 불참하여 외롭게 뛴데다 대회 3일 전부터 코에 감기를 달고 있어 프리 날에는 죽 한 그릇 먹고 뛴 결과가 이렇습니다. 자기 기록 깼다고 아버님이 상품으로 주실 MP3와 팬들이 던져 준 인형들에 행복해 하는 144cm의 소녀, 앞으로 많은 분들이 주목해 주십시오.

(팬까페  http://cafe.daum.net/soyeonZZang )

 

 

 

 여초부 C조 우승자 조경아 (사진제공 멍멍이 님)

 

여자 초등부 C조는 금년에 클라우디아 뮬러, 조경아, 최다빈 세 선수가 각축을 할 것입니다. 최다빈 선수가 4학년, 나머지 두 선수가 6학년인데 체전 때는 뮬러 선수가 이번에는 조경아 선수가 이겼지요. 깜찍한 모습에 관중석의 어떤 아저씨는 조경아 선수가 준비하자 '김연아다' 라고 외칠 정도로 귀여운 모습에 아직 트리플 점프는 어렵지만 더블 악셀까지는 뜁니다.

 

국내 빙상장에 가면 항상 눈에 띄는 팬들이 있습니다. 이미 각종 피겨 사이트에서 이들의 닉은 잘 알려져 있구요 이처럼 안 알려진 선수들의 모습까지 정성스레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피겨팬사이트에 올려주시고 선수들의 배너, 선물을 준비하여 격하게 응원합니다. 워낙 나서기 싫어하시는 분들이고 대부분이 성인 남자들이지만 술도 거의 안 하는 분들인데요....이분들이 다 박소연 카페 회원이라는 것, 우연은 아닐 겁니다. 저도 이분들과 하루를 같이 했습니다.

 

얼씨구 님은 박소연 까페지기시며 나이가 50에서 약간 빠집니다. 하지만 국내 빙상장에 다닌 지가 벌써 4 시즌 째, 김연아 선수 어릴 때 부터 기억하고 있는 많지 않은 팬입니다.

 

영상을 올려 주시는 앙팡테럽, 오서랑연아, 졸려 님은 모두 20대 남성입니다. 대한민국 피겨를 아끼는 애정이 남달라서 선수들과 직접 통하는지라 '이 선수 왜 안 나왔어요?' 하면 바로 답이 나옵니다. 알로에주스 님은 20대 여성으로 배너, 선물을 항상 준비하고 다닙니다.

 

이분들은 작년 체전 때 부터 이렇게 다녔다고 합니다. 피겨 지식도 전문가 급이어서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점수 에상을 하면 1~2점 정도의 편차만 보일 정도입니다. 저는 그 정도 전문성이 없습니다. 다만 피겨 본 지 오래되어서 옛날 에피소드, 미국 피겨 전성기의 모습 등을 좀 더 알 뿐이지요.

 

여기에 이번에는 강릉에 사시는 강릉승냥님, 멍멍이 님(사진 제공), 그리고 이웃 동해시에서 오신 여고생 팬들, 박소연 카페의 깊은언덕 님 일가족 등 약 200명 정도의 팬들이 언론이 철저히 외면한 강릉 종별 선수권 대회를 찾아 같이 응원했습니다. 강릉 빙상장은 사대륙 대회도 개최한 바가 있어 3000여 명이 수용 가능한 좋은 시설이었는데 관중은 약 200명, 생각보다 관중이 많아 선수들이 신나했던 내셔널과 체전에 비하면 좀 헛헛했습니다.

 

대회가 끝나자 좀 있다가 광주일보에서 박소연 선수 부모님께 전화하시더군요. 아마 그곳 외에는 기사화되지 않은 것 같아 제가 블로거뉴스로 대회 소식을 알립니다. 대회 끝나고는 10여명의 팬들이 박소연, 이준형, 신예지 선수들과 함께 포토 타임과 사인회(?)를 가졌구요 저는 이들 세 선수들과 열성 팬들을 어머님과 함께 중년 피겨 팬들의 모임(4월 18일)에 초청했습니다. 

 

제2의 김연아는 그냥 나오지 않습니다.

 

팬들과 언론의 관심 속에서 꾸준한 지원이 있어야 나옵니다.

 

대한민국 피겨는 어린 꿈나무 선수들과 열성 팬이 있기에 내일이 밝지만

 

언론의 무관심은 이제 반성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출처 : 해맑은아찌수다방
글쓴이 : 해맑은아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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