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문화

[스크랩]소통 과 먹통 - 국회의원 이석현

monocrop 2009. 2. 18. 01:57
  • 자유토론 [국회의원 이석현] **** 소통 과 먹통 **** [90]
  • 이석현 이석현님프로필이미지

네티즌과의 대화 이 글은 아고라 네티즌과의 활발한 토론을 위해 민주당 이석현 의원실에서 참여한 글입니다. | 네티즌과의 대화란?


  1. 내가 아고리언이 된지는 두 달도 되지 않았다.

처음 글을 올린 「보신각과 단전단수」가 국회 농성중인 1월초였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청계광장에서 추모제를 할 때 정청래 동지가 나를 발견하고

"형님, 아고리언이 되신 것을 축하합니다" 하길래 ,

내가 아고라 후배를 잘 봐달라고 해서 서로 웃었다.
신참답게 나는 아고라에 매일 개근하여 의정활동에 필요한 많은 정보를
얻고 있다.

 

열흘 전부턴가 나에 대해서 섭섭해하는 글도 많이 보았다.

한나라당이 임명한 소통위원들이었다.

 

어떤 분은 욕설도 했지만,

더러는 나로 하여금 내 표현이 지나쳤구나 ....하고 깨닫게 해준 글도 있었다.

내가 모두를 지칭한 것은 아니였지만,

아무튼 내 말로 인하여 마음을 상한 분들께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만, 나는 소통위원에게가 아니라 이 정권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소통이라는 것은 임명장을 줘서 하게 하는 일이 아니고 누구든지 스스로 마음을 열면 소통의 길이 열린다는 말이다. 

소통은 형식이나 자격에서 비롯되는게 아니라 자신을 비워서 물흐르듯 마음이 흘러가게 하는 일이다.   

 

여기는 소통구역이라고 돌에 써서 물 가운데 놓는다면 오히려 물흐름을 막게 될 것이다.

 

나는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의 이메일 사건을 보면서,

이 정부가 소통의 의미를 홍보와 혼동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소통은 쌍방향의 의사교환인데, 홍보는 한쪽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일이다.

 

이것은 내가 점잖게 표현한 것이고,

이 정권의 소통은 곧 여론조작을 의미하는 것 같다.

이번사건은 물론이고 용산참사와 관련한 mbc 100분토론때의 여론조작도 같은 맥락이다.

 

일선에서 민생치안에 바쁜 분들에게 mbc 투표까지 시키다니....

자유당때는 고무신이라도 주면서 투표를 시켰는데 이 정부는 문자 하나 보내면서 당연한 것처럼 시킨다.

 

그리고, 정부와 청와대의 인사가 있을 때마다 내가 느끼는 것은 이 정권의 소통시스템이 먹통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정지역, 특정대학, 그리고 돈 많은 사람 중에서만 인물이 있다고 믿는 것일까? 어쩌면 그렇게도 국민이 싫어할 인물만 골라가면서 쓰는 것인지!

 

인사때면 여당과도 소통이 없어 소외감을 갖지만,

첫날은 부르르.... 하다가 하루지나면 사르르.... 가라앉고 만다.

핸드폰이 먹통이 되면 장도리대신 못 박는데라도 쓰지만,

정부의 소통시스템이 먹통이 되면 안 죽을 국민이 죽게되고,

서민의 삶이 힘들어진다.

 

각설하고, 요즘 내가 브리핑룸에 자주 가는데 대하여,
4선중진이 무슨 열정이 뻗쳐서 그러냐는 동료의원의 웃음섞인 핀잔도 있고,

솔직히 선거도 치를 사람이 검경에 미움사서 득 될게 뭐있냐는 가까운 친구도 있다.

 

그러나, 나는 정말 중진입네~하고 무게잡고 입다물고 있기보다는 할말은 하고사는 초선다운 중진이기를 더 선호한다.

 

요즘 이명박 정권 하는 짓거리를 보면 속에서 열불이 나서 견딜수가 없다.

우리세대가 학창시절에 민주화운동을 했듯이, 그때의 열정과 정의감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그나저나 요즘 왜 그렇게 은밀한 제보가 많은 것일까?

원래, 정권말기가 되면 이런저런 정보들이 야당으로 흘러오게 되어있다.

그런데 이 정부는 이제 1년밖에 안지났는데 그 까닭이 무엇일까?

 

도덕성의 부재 때문이다.

사람이란 자기양심보다 무서운 것은 없는 법이다.

위에서 시키니까 하긴 하지만, 양심은 내키지 않는 법!

그러니 내재된 양심이 출구를 찾아 꿈틀거리며 기어나오는 현상-그것이 제보일 것이다.

그래야 양심이 좀 편안해지니까....

 

그건 그렇고,

어떤 네티즌은 내가 좌빨같다고 욕도한다.

솔직히 이시대에 좌우를 갈라서 개념짓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일인지 모르겠다.

 

법치와 원칙이라는 미명아래 인간의 존엄성이 사정없이 짓밟히는 어둠의 질서에 맞서, 분노하고 소리치는 내 양심의 작은 몸부림을 가리켜 좌빨이라고 부르는 것 이라면 나는 기꺼이 좌빨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