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 아프리카 떠난 인류집단, 남성이 훨씬 많아 / 2008-12-23

 

<과학> 아프리카 떠난 인류집단, 남성이 훨씬 많아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12.23 09:57

 

(파리 AFP=연합뉴스) 약 6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간 우리 조상들의 행렬 가운데는 남성의 수가 여성에 비해 훨씬 많았다는 최신 연구가 발표됐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7만~5만년 전 인류 진화의 요람이었던 아프리카를 처음 떠난 현생인류는 비교적 작은 집단이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들의 성비에 관한 연구는 없었다.

그러나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세계 각지에 분포된 인류 집단의 유전자 암호 속에 이런 비밀이 숨어 있다고 네이처 지네틱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남성은 성을 결정하는 X염색체와 Y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갖고 있는 반면 여성은 두 개의 X염색체를 갖고 있는데 특정 인구 집단의 X염색체 비율은 그 집단의 성비에 따라 달라지며 성염색체의 비례는 수십, 수백 세대가 지나는 동안 X염색체를 통해 돌연변이가 무작위로 전파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X염색체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했다면 이는 거의 틀림없이 우리의 공동조상 중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아프리카인들의 유전자 지도를 북유럽인들의 것과, 이어 아시아인들의 것과 대조했다.

그 결과 X염색체의 유전적 부동(浮動) 현상이 가속화한 시기는 대체로 서아프리카인과 비아프리카인이 갈라진 후이지만 북유럽인과 동아시아인이 갈라지기 전으로 밝혀졌다.

유전적 부동이란 크기가 한정된 집단에서 세대를 되풀이하고 있는 경우에, 나타나는 세대마다 배우자가 유한하기 때문에 유전자의 빈도가 변하는 것을 가리키며 이는 인자가 유익한지 아닌지와는 관계없이 일어나는 현상으로 자연선택과는 구별된다.

연구진은 만일 아프리카에서 이주한 집단에 속하는 소수의 여성들이 모든 아이들을 낳았다면 지금까지 인류의 남녀 성비는 지속될 것이지만 이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나 자신들의 연구 결과는 인류학자들의 기본 가설, 즉 수렵채집 집단에서 단거리 이동은 주로 여성들이, 먼 거리 이동은 주로 남성들이 주도했을 것이라는 사실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youngn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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