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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과 호주의 광고회사 비교 / 2008-10-24
monocrop
2008. 11. 30. 01:59
한국과 호주의 광고회사 비교
| 신나는놀이터
- 번호 27010 | 2008.10.23
-
조회 141346 |
추천 153
한국에서 11년동안 광고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아트디렉터로 일하다가
작년 10월에 호주-호바트로 이민 왔습니다.
영어가 출중하진 않지만, 그래도 일단 경력이 좋고 기본적인 업무 영어는 되니까
취업이 어렵진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호바트가 아무리 태즈매니아 주도라곤 해도 시드니나 멜번같은 대도시가 아니다보니
당최 잡 오퍼가 안나오더군요.
그래도 어떻게 인맥을 통해 -광고회사에서 일한 적 있는 친구의 친구에게
제 포트폴리오를 보내서 그 친구가 예전 보스에게 전달함- 면접을 보게 됐죠.
다행히 그쪽에서 제 포트폴리오를 맘에 들어해
허브용품 브랜드 팩키지를 디자인하게 됐습니다.
워낙 제 일을 좋아했고, 이곳에서도 쭉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고자 하는 바람이 너무 커서 캐쥬얼이든 뭐든 일을 한 건 했다는게 너무 기뻤습니다.
암튼 지금은 4개월째 다른 광고회사에서 Permanent Full-time Position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곳 잡을 구하게 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인맥이었네요.
호주 현지인들도 그러더군요. 잡 구하는거, 70% 이상 인맥으로 된다구요.
어디든 오퍼가 나면 먼저 스태프들한테 적당한 사람 없는지 물어보고 추천하고, 면접보고, 그러다가 정 맞는 사람 못 찾으면 광고가 나간다죠. (물론, 어떤 잡이냐에 따라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잠깐 한국와 호주의 광고회사를 비교해보자면,
1. 한국에서처럼 광고주와 광고회사가 '갑'과 '을'이란 상하관계가 아닌 '파트너십'의 정서가 강합니다. 즉, 서로 아주 존중해준다는 거죠.
2. 프로젝트이 스케일에 따라서 디자인비를 받기보다 일한 시간에 따라 디자인비를 받습니다. 이 부분에선 광고주와 광고회사간의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3. 데드라인이 타이트하다,는 기준이 완전히 다릅니다. 매니저가 데드라인이 타이트해서 걱정이라며 일을 넘겨주는데, 한국대비 완전 널널합니다. 워낙 한국에서 한달에 20일 야근-밤 12시, 1시까지...-하며 살던 저로서는 사실 그들이 말하는 'busy' 'urgent' 가 우습습니다. ^^;;
4. 광고주들이 다 착합니다.(!) 이건 1번과 동일선상에 있는 부분인데, "내가 돈을 지불하니 내 입맛에 맞게, 요구하는대로 열심히 일해!"라는 마인드가 아닌-사실 많은 한국의 광고주들의 태도는 기본적으로 이러합니다.-, 내 회사를 위해, 내 제품을 위해 좋은 디자인을 제공해주는 고마운 프로집단이란 마음으로 존중해주다보니, 스케줄도 우리가 힘들지 않게 조정해주고, 결과물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좋은 피드백을 보여줍니다.
5. 아무리 바빠도 한국에서처럼 미친듯한 야근, 오버타임 근무는 없습니다. 그런 데드라인은 우리 회사 측에서 거부합니다. 한국에선 광고주를 '광고주님'이라고 불렀지요. 그들의 말을 감히 거역할 수 없어 엄청난 양의 일을 퇴근할때쯤 넘겨주고 내일 아침까지 보내달라 그래도 "알겠습니다!"해야했습니다. ㅡ.ㅡ;; 하지만 여기서는, 일단 광고주가 그런 터무니없는 스케줄로 일을 맡기는 일이 거의 없고, 간혹 있어도 보스나 매니저가 먼저 스태프들 입장에서 생각해줍니다.
6. 오버타임을 할 경우, 당연히 수당을 받거나-이 수당도 결국은 광고주가 지불하는거지요.- 제가 원할 경우 수당 대신 데이 오프할 수도 있습니다. -왠만한 한국광고회사 야근은 밥먹듯하지만 야근수당 없습니다.
7. Permanent일 경우 일년에 4주간 유급휴가 받습니다. 저는 4주 휴가 잘 챙겨놨다가 일년에 한번씩 한국 친정으로 나들이 갈 생각입니다. 일 안해도 돈 나오니까, 한국갈 여비는 나오는 셈이니까요. 한국에선 팀장으로, 디렉터로 일해도 일주일 휴가 내기 힘들죠. 공식적인 것과 상관없이 워낙에 바빠서리....
8. 광고주와의 회식이나 접대가 없습니다. 술 못마시는 저로서는 제일 좋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간혹 같이 워크샵같은 걸 할 경우 마지막날 긴 저녁식사를 함께 합니다. 광고주가 회사를 찾아와도 한국처럼 자동적으로 커피를 대접하거나 하는 일 없습니다. 긴 미팅을 하거나 프리젠테이션을 할 경우에만 의사를 물어보고 음료대접을 합니다.
암튼 여러모로 한국대비 근무 환경은 참 좋습니다. 샐러리도 좀 더 좋구요.
스트레스 덜 받고, 스탭들이나 광고주들이나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라서 주어진 내 프로젝트만 잘 해내면 광고주들도, 매니저도 그걸로 기뻐합니다.
적고보니 호주 광고회사가 근무하기 훨씬 좋다는 결론이 나옵니다만, 그래도 한국 광고회사의 뜨거운 열정, 건강한 경쟁, 서로 밤낮으로 부대끼며 이 꼴 저 꼴 다본 동료들 사이의 끈끈한 정, 회의 시간에 미친듯이 싸우고 나중에 추억처럼 낄낄거릴 수 있는 다이나믹했던 그 분위기들도 참 그립습니다.
- 멀티3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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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40
- 마틴 정
- 저도 6년간 광고영상일하면서 수없는 밤을 지세웠습니다. 그렇다고 패이가 좋은것도 절대 아닙니다. 신입 프로그래머 연봉보다 훨씬 적지요. 어느 직종이든우리나라는 일하기 힘든 나라인것같습니다. 22:41
- 김지영
- 한때 광고대행사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글에서 한국실정 부분 가슴에 팍팍 와닿습니다. 외국에서 일해보진 않았지만 외국대행사에서 외국사장님과 일하면서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그분꼐 들었던 해외 광고업계의 근무 상황을 또 생생히 들으니 참으로 부럽군요! 좋아하시는 일을 해외가셔서도 하게 되셔서 또한 부럽습니다. 열심히 하셔서 대한민국 광고쟁이의 실력을 보여주세요~~~ 건승하셔요 ^^ 22:38
- 하진
- 정말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저도 외국사에 다녔었는데요. 외국인지사장님 정말 회식자리에서 술 계속 권하는거 무지 힘들어 하더라구요..외국과 우리의 문화적 차이죠..우리나라에서 술못마시고 일에 치인분들 외국에 나가면 정말 파라다이스 맞죠...인종차별이야 속으로 감수해야 되지만...가끔은 우리나라도 술문화만은 바뀌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22:33
- 다해
- 백번 공감하고도 남습니다. 악플 다는이들 참 할일이 없나 보다.. 열등의식인지..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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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정 저도 6년간 광고영상일하면서 수없는 밤을 지세웠습니다. 그렇다고 패이가 좋은것도 절대 아닙니다. 신입 프로그래머 연봉보다 훨씬 적지요. 어느 직종이든우리나라는 일하기 힘든 나라인것같습니다. 22:41
- 나두야
- ㅜㅜ 텍스는 ~~ 텍스만 좀 줄여줘도..살만하겠는데..흑흑 23:36
- 곰이
- 근데 더 싸가지 없는 것들이 미디어 바이어에요 얘네는 지들이 무슨 왕이라도 되는줄 알고 매체들 랩사들 잡을려고 접대받을려고 하고.. 쓰래기 같은 것들이죠. 광고주랑 매체 바잉하는 것들은 다 잡아 족쳐야 한다니까요..아 시원하다!!! 23:15
- 정말 우리나라 광고주들 개싸가지에 정말 개념없고 재수없는 것들이에요.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어요. 광고주 집단 = 미친엑스엑스들.. 정말 재수없어요 다시 생각해도 넘 재수없는 것들이 광고주 PM들.. 23:14
- 푸른산호초
- 호바트라..사우스호바트 머물렀었는데.....다시 가고 싶네요 ㅋㅋ 23:01
- ahroddl
- 비단 광고회사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 회사에서 그렇지요.. 그래서 저도 호주에서 일해보니 파트타임 웨이트리스를 하며 살더라고 한국의 중소기업에서 밤낮없이 수당도 못받고 야근 하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 싶더라구요.. 결국 저도 해외로 취업해서 떠납니다.. 우리나라 언제쯤 선진국이 될까요? 23:00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